[기획]오너가 점찍은 제2반도체는 '바이오'
삼성・SK・LG・롯데 신약개발・위탁생산 투트랙 전략
주요 대기업 M&A 투자도 바이오 중심 전개 양상
2022-07-19 이재영 기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삼성, SK, LG, 롯데 등 현대차를 제외한 5대그룹이 신약 개발과 의약품 위탁생산의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그룹의 인수합병(M&A)투자도 바이오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는 양상이다.
19일 각사에 따르면 현대차를 제외한 5대그룹이 모두 바이오 신사업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동차에 여념이 없는 현대차만 빼면 반도체만큼 미래 성장이 담보되는 비전으로 바이오를 낙점한 모습이다.
삼성그룹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에서 바이오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5% 정도다. 2019년 2%에서 2020년 4%, 지난해 5%를 찍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1공장에는 3500억원이 투입됐으며 2공장엔 7000억원을 들였다. 3공장에도 8500억원이 투입됐는데 신설 예정인 4공장엔 그 두배 가까운 1조7400억원이 투자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은 2020년 1조원을 돌파해 작년엔 1조5680억원이 됐으며 올해 2조 돌파도 기대된다. 영업이익도 2019년 917억원에서 2020년 2928억원, 작년 5373억원으로 급성장했다.
SK는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SK팜테코 등 다양한 바이오 사업 계열사가 설립됐다. 이들 4개 기업 매출은 2019년 9532억원에서 2021년 2조4022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의약품 위탁생산이 주력인 SK팜테코의 경우 해당기간 매출이 5554억원에서 9486억원으로 증가했다.
LG는 LG화학 내 생명과학 부문 매출이 2019년부터 줄곧 2% 비중을 유지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사업 매출이 급증하는 속에도 생명과학 비중이 감소되지 않았다. 생명과학 매출금액은 2019년 6221억원, 2020년 6582억원, 2021년 6903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주회사 LG는 지난해말 경영전략팀을 부문으로 승격하고 ESG, 디지털과 더불어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M&A에 나설 적극성을 시사했다.
M&A 실행은 롯데가 먼저 옮겼다. 롯데지주는 지난 13일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규모는 약 2000억원이다. 2억2000만달러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롯데는 향후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올라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VCM)을 열고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기존 4개 사업군에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인프라 추가하는 방향을 정했다. 헬스&웰니스는 바이오의약품 CDMO와 헬스케어 플랫폼이 주력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바이오 CDMO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28억달러에서 향후 5년간 연평균 10.1% 성장해 2026년 203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