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사이트의 ‘아름다운(?) 유혹’

자살․스와핑․성매매…부부사랑․하늘나라 등 둔갑 노골적 표현 금지하자 변칙적인 표현으로 접속

2005-09-07     김윤정 기자

스와핑, 자살 등을 부추기는 유해사이트들이 또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들 유해사이트들은 경찰의 단속을 교묘히 피해가며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업체들이 ‘자살’, ‘청부살인’, ‘스와핑’ 등의 검색을 원천차단하고, 정통부가 유해 사이트에 대한 심의·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유해 사이트’에 대한 원천적인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일선 사이버경찰관의 설명이다.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신고 외에는 유해사이트를 단속할 특별한 방법이 없는 셈이다.

지난 7일 유명 포털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섹스’, ‘청부살인’, ‘자살’, ‘스와핑’ 등은 대부분 포털사이트에서 금칙어로 지정돼 있었지만 ‘해결사’나 ‘부부사랑’ 등으로 유해사이트 접속이 가능했다.

“고통 없이 죽고 싶으면 연락주세요”

“하루 하루 견딜수가 없어요…. 나에게 남은 건 그 사람 뿐 이였는데 정말 죽고 싶어요. 집에 들어가기 죽기보다 싫어요. 그 사람과 살면서 결혼까지 약속했는데 지금은 사는게 아무 의미 없어요. 같이 죽을 사람 연락 좀 xxx-xxxx…. 장난 아니에요. 같은 고통을 겪고 계신 분 연락좀 주세요”

한때 우리 사회에 충격을 안겨준 자살 카페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으로 뜸하던 자살카페가 인터넷상에서 활개를 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게 일선 경찰의 설명이다.

자살사이트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와 세 아들을 극약으로 살해한 뒤 범행을 감추기 위해 불을 지른 30대 가장이 붙잡혔다. 그는 모 자살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람과 만나 100만원을 주고 극약을 구입했다.

“약 판매합니다. ‘xx가리 팜, 깨끗하게 제거, 고통 없이 죽는 약’ 10g에 100만원.”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 ‘음독xx사이트’라는 이름의 자살카페에서는 ‘극약’이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었다.

실제로 “청산xx 구합니다”, “xx팔아요 가격은 메일로”,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건 없나요” 등 독극물을 사고판다는 글도 여기저기 올라와 있다.

‘편안한 xx'이란 카페에서는 자신을 경기도에 사는 2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후 동반 자살할 사람을 구한다면서 자신의 연락처를 남겼다.

이 카페 게시판에는 “정말 죽고 싶은 사람, 삶에 대한 미련은 조금도 남지 않아서 정말 죽을 마음 있는 사람, 그래서 방법상의 문제만 남은 사람과 얘기하고 싶네요. 같은 여자로. 이 이메일주소로 연락주세요.”
“저랑 동반자살 하실 분 구합니다. 빠를수록 좋습니다. 장난 사절이고요 확실한 분만 메일 보내주세요 제발요”

“장난치시는 분도 있더라구요. 정말 죽고 싶은 분만… 마지막을 함께 하실 분, 혼자가면 너무 외롭잖아요" 등의 글이 누구나 볼 수 있게 게시판 등에 게재돼 있다.

이들 카페의 게시판에는 ‘죽고싶다’는 글들만 하루에도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자살카페에서는 동반자살 뿐만 아니라 자살하는 방법도 교환한다. 또 이들은 독극물까지 거래하고 있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심지어는 자살을 대신 해주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지난 7월 “자살을 못하겠으니 자신을 대신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고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0대 청소년이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다.

피의자는 자살사이트에서 ‘돈을 줄테니 대신 죽여 달라’는 사람들이 많다고 증언했다.

그런가하면 “대신 아프지 않게 깔끔히 처리해 드립니다” “연락처 남겨 주시면 도와드릴께요”라는 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같이 변칙적인 단어들로 접할 수 있는 사이트는 자살뿐 아니라 스와핑 성매매 등 청부살인까지 다양했다.

‘xx사랑’이라는 카페에서는 부부 스와핑을 목적으로 만남을 가지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아내를 만족시켜 줄 남, 확인 들어감, 장난 사절”이란 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스와핑이란 금지어를 피해 ‘부부xx이야기’ ‘러브xx’ 등의 변칙어로 어렵지 않게 유해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이처럼 점점 늘어나고 있는 유해사이트를 막으려면 많은 사이버 인력을 투입해서라도 관련 사이트를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사이버테러대응센터 한 관계자는 “무조건 규제를 할 경우 네티즌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 할 수도 있다”면서 “네티즌들의 자정적인 신고 운동을 펼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