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부소산성 발굴조사는 고품격 역사문화도시 도약 기회”
부소산성 발굴조사 필요성 재차 강조
부소산성의 위상과 가치 높이기 위한 노력
2022-07-25 오정환 기자
[매일일보 오정환 기자] 부여군(군수 박정현)이 다음 달 중순 계획된 부소산성 발굴조사지 일대 소나무 벌목을 앞두고 발굴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며 군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부소산성 추정 서문지 발굴조사’ 과정에서 벌목이 불가피하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벌목하지 않은 채 조사를 진행할 경우 조사단과 관람객의 안전사고와 문화재 훼손 위험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소산성 발굴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폐사지인 서복사지가 첫 대상이었다. 1980년 서복사지 재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2002년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성벽 구간과 성 내부시설 중심의 조사가 진행됐다.
20년이 지났다. 부소산성의 정확한 구조와 성격에 대해선 여전히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전체 면적의 약 3.5%밖에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면적 발굴조사가 아닌 산발적 조사가 이뤄지면서 통일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부소산성은 현재 성곽 유적으로서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백제 왕성이자 최후의 방어성이라는 수식어를 실감하기 어렵다. 관람객들도 문화재로서가 아니라 산책하기 좋은 공원으로 더 크게 인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실마리를 찾게 된 건 부여군과 문화재청이 12개 핵심유적의 정비·복원·재현에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사비천도 1500주년이 되는 2038년까지 이어지는 계획이다. 부여군으로선 고품격 역사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부소산성 발굴조사도 이에 따라 2020년부터 진행 중이다.
부여군과 문화재청은 ‘부소산성의 백제 왕성과 방어성으로서의 고유 기능과 역사성 회복’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최우선적으로는 문지와 성벽 일부를 복원·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첫 단계로 여러 연구자에 의해 ‘서문지’로 비정돼 온 ‘부소산 광장 주변 성벽구간에 대한 발굴조사’를 계획‧진행해 왔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의 조사 결과 성벽 위로 매우 잘 다듬어진 장대석이 다수 확인됐다. 이 같은 석재를 사용할 만한 구조물, 즉 문지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향후 ‘부소산성 문지 정비’를 위한 기초자료 구축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것이 전혀 없는 서문지의 실체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부여군과 문화재청의 판단이다. 부소산성 복원 정비에 가속도가 붙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민들이 세계유산 부소산성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오랫동안 군민들의 마음 쉴 곳이 돼 온 부소산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문화재로서뿐 아니라 자연유산으로서 부소산성을 소중히 가꿔야 한다는 군민들 의견에도 충분히 공감한다”며 “그럼에도 부소산성의 본래 모습을 찾아 복원 정비하려는 군의 노력을 군민들이 알아주실 것이라 믿으며, 불가피하게 올해 발굴조사지 내 소나무 벌목을 결정한 군의 입장을 살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