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오르면 임금도 상승…인플레 기대 억제 중요”
임금 1%p 상승 시 개인서비스 물가도 0.2%p 상승
2023-07-25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임금이 오르면 물가도 뒤따라 오르므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이슈노트 ‘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관계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와 임금 간에는 장기균형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가와 임금의 움직임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물가 오름세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하면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정성 한은 물가동향팀 차장은 “물가와 임금의 움직임이 단기적으로 괴리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두 변수 간에 안정적인 관계가 유지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물가와 임금 간에 시차를 두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존재했다. 최근 연도의 물가상승률은 다음 연도 임금상승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임금 상승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인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는 모양새다.
한은이 최근 20년간의 자료로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p) 올라가면 임금상승률은 4분기 이후부터 0.3∼0.4%p 정도 높아졌다. 임금 충격에 대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반응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 다만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임금상승률이 1%p 올라가면 개인서비스물가 상승률은 4∼6분기 이후 0.2%p 정도 높아졌다.
물가-임금 관계는 특히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한은이 최근 20년에 비해 물가 및 임금 상승률이 높았던 1990년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임금의 물가 영향이 개인서비스물가뿐 아니라 전체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도 유의하게 추정됐다. 이는 물가-임금 상호작용이 저인플레이션 국면에 비해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