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日…앞에선 ‘한일우호’ 뒤에선 ‘야스쿠니 참배’
참배 의원 306명중 107명 ‘한일의원연맹’ 소속
2014-09-23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올해 들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의 위패가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일본 정치인 306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그중 107명은 한일 양국의 우호관계를 논의하는 한일의원연맹 소속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적이다.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우익단체 가운데 하나인 ‘영령에 보답하는 모임'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료를 포함한 일본 정치인 306명이 올해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또는 대리 참배했다고 밝히고 이들의 명단을 공개했다.올해 4월 춘계 예대제(例大祭) 기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의원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상 등 각료를 포함해 직접 참배 169명, 대리 참배 64명 등 총 233명으로 집계됐다.또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지난 8월 15일에도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 후루야 납치문제 담당상, 이나다 도모미 행정개혁 담당상 등 직접 참배 118명, 대리 참배 98명 등 총 216명의 의원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춘계 예대제와 ‘종전기념일’에 참배한 이들 306명은 일본 전체 국회의원(중·참의원 합계) 722명의 42%에 달하는 수준으로, 특히 258명의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 가운데 일본측 의원인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대리참배), 에토 세이시로 회장 대행 등 107명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특히 한일의원연맹 일본 부회장이자 일본 외교위원장이면서 지난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 한 나카타니 겐의 경우 2001년 일본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메이지유신 에도막부 말기의 지사에서 청일·러일 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 등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 모두가 모셔져 있다”고 발언하는 등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정당화 해왔다고 인 의원은 설명했다.인재근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의 참배에 대해 “연맹의 목적이 ‘양국의 친선을 도모하고 상호교류를 통해 양국의 평화와 번영을 꾀한다’는 것임에 비춰볼 때 이율배반적 행위로서 오히려 우호적인 선린외교를 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인 의원은 “일본 국회의원의 우경화에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특히 “우리 정부의 공식 자료나 통계가 아닌 일본 우익단체들의 자료를 인용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우며, 이에 대한 외교부의 반성과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인 의원는 외교부 측에 최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들의 명단 제출을 요구했으나, 외교부 측은 “일부만 파악할 뿐 전체 명단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