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개선 TF 출범…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개선 추진
“여소야대 국면에서 전면 개편은 어려워…변동성 줄 필요 없어”
2022-07-27 나광국 기자
전셋값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세입자 보호를 위해 도입됐지만 임대인·임차인 간 분쟁을 야기하고 전셋값 폭등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지목된 ‘임대차 3법’이 수술대에 오른다. 윤석열 대통령은 가장 먼저 손볼 부동산 정책으로 임대차3법을 꼽아왔던 만큼 상당한 수준의 개편이 예상된다. 다만 현재 국회는 여소야대 상황인만큼 정부와 여당의 임대차 3법 개정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27일 국토교통부와 법무부는 주택 임대차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착수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TF는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3법 내용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2개 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추후 제도개선안이 구체화되고 법률 개정 추진이 본격화되면 필요시 차관급 회의로 격상할 방침이다.
양 부처는 임대차 제도개선을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 차원의 논의를 통해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및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국회 법 개정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TF를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임대차 3법의 전면 재검토를 공약한 만큼 폐기 수준의 대대적 개편이 예상됐으나 제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임대차시장 불안을 고려해 '확실한 수정보완' 선에서 제도개선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열린 제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전·월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임대차법 개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회를 중심으로 공론화되기를 기대하며 정부도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1주일 만에 제도개선 TF가 발족한 것이다.
임대차3법은 임차인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만든 법으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는 지난 2020년 7월31일부터, 임대차신고제는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1회 보장하고 재계약 때는 인상률 5%를 상한으로 묶는 것이 골자다. 세입자들에게 추가 2년의 주거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해 안정적으로 4년을 살 수 있게 하자는 게 법의 취지였다.
하지만 임대차 3법은 전세가격 급등, 전세의 월세화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315만원을 기록했다.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2020년 6월 4억6224만원 대비 1억7091만원(37.0%) 오른 것이다. 급격히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는 월세로 돌아서야 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월세 거래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계약된 아파트 임대차거래(10만5421건) 중 월세 낀 계약(4만2087건)의 비중이 39.9%로 지난해 같은 기간(35.8%)보다 4.1%p(포인트) 늘었다. 업계에선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이후 전월세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차법 손질과 임대주택 공급확대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 계획된 건설임대(국민·행복)의 공급 시기를 앞당겨 올해 2000가구를 추가해 총 2만5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 전세임대 공급물량도 2만1500가구에서 2만4500가구로 3000가구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여기에 민간과 협력해 우수 입지에 공급하는 신축매입약정 물량도 2017~2021년 3만9000가구 수준에서 2023~2027년 15만 가구로 확대한다.
아울러 정부는 민간임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임대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고, 매입형 등록임대는 소형주택(전용면적 60㎡ 미만)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혜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해 비아파트에만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제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언급된 정책이다. 임대인에게 혜택을 부여하고 자발적인 등록을 유도해 시장기능을 되살린다는 것이 인수위의 계획이었다.
전문가들은 여소야대 국면을 고려했을 때 임대차법 3법의 전면 개편은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임대차법 전면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여진다”며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 매물은 쌓이고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등 시장이 혼란한 상황에서 굳이 임대차법을 건드려 변동성을 줄 필요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