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감기약 생산 위해 휴가 최소화…정부 도움 절실

신규 확진자 7만 3589명, 감기약 부족 현상 지속 동아·대원·삼일제약·동화약품, 휴가기간 동안 공강 가동 업계, 사용량-약가연동제 완화 요구

2022-07-31     이용 기자
서울
[매일일보 이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급증으로 감기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국내 제약기업들이 의약품 생산 증대에 나섰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인지도 높은 감기약을 제조하는 동아제약, 동화약품, 대원제약, 삼일제약, 삼진제약 등은 8월 첫 주 제약업계 대규모 휴가 기간에도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본래 제약업계는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8월경 일주일가량 공장을 멈추고 설비를 점검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재유행이 시작되면서 국민 보건의료에 기여 하고자 감기약 추가 생산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동아제약은 휴가 기간에도 공장을 계속 가동해 인기 감기약 ‘판피린’과 어린이 해열제 ‘챔프’ 등을 생산한다. 대원제약은 올해 초 팬데믹 기간 동안 품절 사례가 속출했던 ‘콜대원’의 생산라인을 휴가기간에도 운영할 방침이다. 동화약품은 감기약 ‘판콜’ 생산라인만 가동한다고 전했다. 삼일제약은 다음 주(8월)부터 어린이 해열제 ‘부루펜 시럽’ 생산라인을 가동해 휴가기간 동안 생산을 지속한다. 삼진제약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와 의약품 판매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휴가기간 동안 공장을 임시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열진통제 ‘게보린’이 주요 생산 대상이다. 방역 당국은 8월 휴가철 이후 신규 확진자가 일평균 10만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감기약 부족은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월 31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7만 3589명이며,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977만 6050명이라고 밝혔다. 기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보다 면역회피력과 재감염률이 높은 BA.5의 우세종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 이에 맞는 백신이 없어 감기약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감기약 품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제약사의 감기약 생산을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사의 감기약 증산을 독려하기 위해 주52시간 초과 연장근무를 허용하고 감기약을 목표보다 많이 생산하는 업체에는 약사감시유예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기업은 감기약 생산을 확대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 업계는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인센티브 제도보다는 팬데믹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나마 현행 ‘사용량-약가연동제’를 완화하는 것이 더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도는 의약품의 건강보험 청구액이 전년보다 일정 기준 이상 증가하면 해당 약품의 약가를 인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감기약 판매량이 늘면 내년에 제도 적용 대상에 올라 약값이 하락하는 것이다. 또한 의약품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정부가 유행 시기와 수요 예측을 제대로 못 할 경우 높은 가격을 주고 만든 감기약이 재고가 돼버릴 위험도 있다. D제약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사에게 공급 확대를 당부할 정도로 급한 상황인데, 정작 업계에 필요한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며 “팬데믹 상황에만 기존 규제에 열외 사례를 적용해서 기업의 의욕을 꺾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