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내성 생겼다"...8월 국내 증시 '베어마켓 랠리' 기대

7월 코스피 5.1% ↑...금리역전에도 돌아온 외국인 '호재' 고물가 긴축 부담 여전..."추세적 상승은 아직" 신중론도

2022-07-31     이광표 기자
코스피가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코스피가 2450선을 회복하며 7월을 마무리한 가운데 증권가는 8월에도 증시가 소폭의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8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 하단은 2,300선 안팎, 상단은 2,500∼2,600선 안팎이 대부분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미 국내증시가 알려진 악재를 대부분을 선반영한 만큼 8월에는 약세장에서 단기 상승하는 이른바 '베어마켓 랠리'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8일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것)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역전과 이로인한 증시 자금이탈을 우려하고 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거라는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코스피는 7월 한달 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6월부터 고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에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코스피도 낙폭을 키워 7월 4일엔 장중에 2276.6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어 물가 정점 통과 기대가 부상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하면서 지수가 완만하게 반등해 7월 마지막 거래일엔 2450선까지 올라선 채 마감했다. 이로 인해 7월 한 달간 코스피는 5.10% 상승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멈추지 않는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논란에도 7월 주식시장은 미국 주요 지수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했다"며 "통화 긴축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되었고, 물가 상승 위험이 커져도 신선한 악재가 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 주식시장은 반등의 연장선에서 안정을 기대해볼 만하다"며 "물가 상승 속도 둔화는 금융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경기 침체 제한을 위한 한시적 재정지원 정책은 투자심리 안정과 위험자산 선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향후 기업 실적 둔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를 고려하면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단기적으로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장세)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본격적인 추세 전환이 아닌 제한적인 박스권 등락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고물가와 긴축 부담이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본격적인 추세반전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도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 주요 기업 이익 전망 하향 등을 큰 가격 조정 없이 소화하는 측면에서는 악재에 내성이 강화됐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증시 하단은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지수 상단 역시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며 "공급난 해소,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와 관련해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 종목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증시 반등의 걸림돌이 될 거란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7월에도 달러 강세 등 국내 금융시장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됐지만 외국인은 오히려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2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지난 5월(1283억원) 이후 두 달 만이다. 7월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3조3987억원을 순매수한 작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월 단위로 보면 지수는 2.17% 오른 3월 이후 넉 달 만에 상승 전환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월간 지수 상승률은 코스피 3,000 돌파 직전인 2020년 12월(10.89%) 이후 최고치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은 작년 말 이후 지속해서 순유출됐으나, 7월 이후 순유입세로 돌아서서 최근 코스피 순매수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 유출 규모가 컸던 만큼 투자환경 개선 시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입 여력을 가진 주체도 외국인"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을 더욱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