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만 올리는 증권사들… 이자장사 눈총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 10% 육박… 예탁금 이자는 0%대
2023-08-01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금리 상승에 따라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이 최대 10%에 육박했다. 반면 예탁금 이자는 여전히 0%대에 불과해 대출이자만 올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최대 9.9% 수준이다. 지난달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올린 유안타증권(최대 9.9%), DB금융투자(9.7%), 하이투자증권(9.6%), 한양증권·키움증권·SK증권·신한금융투자(9.5%)는 최대 금리가 9%대 중후반을 넘었다.
삼성증권·유진투자증권은 9.3%, 이베스트투자증권은 9.2%, 한국투자증권·교보증권·KB증권·다올투자증권은 9%로 다수의 증권사들이 최대 9% 넘는 이자율을 부과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후 증권업계에서는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의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져 조만간 빚투이자가 10%를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들은 예탁금 이용료율도 속속들이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0%대에 불과해 눈길을 끈다. 메리츠증권은 1일부터 100만원 이상 예탁금에 대해 이용료율을 기존 0.2%에서 0.3%로 인상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키움증권이 0.2%에서 0.25%로, 하나증권이 0.15%에서 0.25%로, 삼성증권이 0.25%에서 0.4%로 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린 바 있다.
상향 폭이 0.1%포인트 내외에 그쳐 올린 이용료율은 0%대 초반에 불과하다. 국내 증권사 중 예탁금 이용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지난 5월 인상한 토스증권(1%)이고 이어 6월 인상한 NH투자증권(0.5%), KB증권(0.46%) 순이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긴 대기성 자금이다. 증권사들은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며 받은 수익금에서 인건비 등을 공제한 뒤 투자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한다. 한국증권금융의 지난 6월 기준 신탁 운용 수익률은 5월(1.621%) 대비 0.17%포인트 증가한 1.791%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테일부문에서 예탁금 이용료가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여서 예탁금 이용료를 인상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다”며 “다만 신용융자 이자와 비교하면 간극이 커 합리적인 수준에서 예탁금 이용료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