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지방은행 여신건전성 빨간불

지방은행 3월 말 취약업종 여신 27.9%, 평균比 5.8%p↑ 나신평 “코로나 초창기보다 취약업종대출 규모·비중 증가”

2023-08-01     김경렬 기자
사진=각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은행의 여신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 2년 만이다. 정부는 2020년 4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실시했다. 4차례 만기 연장 끝에 오는 9월 금융지원은 막을 내린다. 업계에서는 그간 지표 속에 숨었던 잠재 부실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취약업종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의 건전성 지표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1일 각 사 실적공시에 따르면 BNK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의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7%, 연체율은 0.21%다. 정부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실시하기 직전인 2020년 1분기 대비 각각 0.60%포인트(p), 0.45%p 낮아진(개선된) 수치다. 경남은행 역시 올해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 0.43%, 연체율 0.28%를 기록, 같은 기간 각각 0.65%p, 0.56%p 하락했다. DGB금융지주의 주력사 대구은행은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44%로 2년 전보다 0.30%p 떨어졌다. 총 연체율은 0.33%로 같은 기간 0.10%p 내렸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그대로였으나 기업대출에서 0.15%p 하락하면서 지표를 개선했다. JB금융의 전북은행은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43%로 2년 전보다 0.22%p 내렸다. 총 연체율은 0.60%로 같은 기간 0.10%p 떨어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떨어지면서 선방할 수 있었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이 0.86%로 같은 기간 0.19%p 뛰어올라 불안감을 조성했다. 반면 또 다른 은행 자회사인 광주은행은 고정이하여신 0.29%, 연체율 0.29%를 기록, 타 지방금융사와 같은(2년 전 대비 일제히 개선) 흐름을 보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9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종료 시점에 앞서 지방은행의 부실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은행들의 지표에 코로나19로 인한 대출이 대거 포함돼 실제 연체율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로 상환을 하지 않은 부실채권이 안전자산으로 편입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방은행의 대출 중 취약업종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여신 비중이 커진 도매업, 소매업, 음식점업, 여행레저업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한숙박업, 섬유화학제조업 등 6개 종목의 대출에 주목해야한다고 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은행권 코로나19 취약업종 여신 비중 평균은 22.1%다. 2019년 말에 비해 0.3%p 상승한 수치다. 은행 전체 코로나19 취약업종 여신 규모는 500조원으로 2019년 말(406조원) 대비 23.1% 증가했다. 3월 말 시중은행의 취약업종 여신 비중은 18.5%로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반면,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은 27.9%와 27.0%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은행권 취약업종의 규모가 커진 가운데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의 취약업종 포트폴리오 관리가 미흡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나신평은 영남 지역에 거점을 둔 제조업과 소매업 대출에 주력한 BNK금융과 DGB금융의 은행 계열사에 주목해야한다고 했다. 경남은행의 취약업종 여신 비중은 올해 3월 말 기준 33.43%로 지방은행 중 가장 높았다. 경남은행은 소매업이 2019년 말 3.45%에서 3월 말 4.42%로 가장 크게 확대됐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코로나19 취약업종 여신 규모는 3월 말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의 취약업종 여신 비중은 29.61%였다. 소매업, 음식점업, 숙박업 여신 비중이 확대됐고, 이중 숙박업의 여신 비중 증가 폭이 0.55%p로 가장 컸다. 대구은행의 취약업종 여신 비중 역시 32.00%로 경남은행 다음으로 높았다. 도매업‧운수‧창고업을 제하면 대부분 취약업종에서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숙박업이 2.89%에서 3.78%로 높게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