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중소형 GA’ 흡수...독과점 우려 ‘솔솔’
삼성·한화생명 등 대형 보험사, 중소형 GA 인수 통해 영업력 확장
‘자회사형 GA’ 체결 계약 비중 2016년 10.1% → 작년 17.6%
규모 큰 기업에 설계사 인력 집중…여타 기업은 소규모로 운영
2023-08-0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대형 보험사들이 설립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빠른 속도로 중소형 GA들을 흡수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직접 자회사형 GA 설립을 확대하고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플랫폼 기업의 보험 모집 시장 진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향후 GA시장의 대형화와 집중화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일 보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작년 기준 GA 업체는 4444개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6년 3237개에 대비 37.28%(1207개) 급증했다. 소속설계사 100인 이상인 중대형 GA는 2005년 44개에서 작년 178개로 4배 이상 늘었다. 소속설계사가 500명이 넘는 대형 GA 숫자도 작년 기준으로 65개였으며 2006년 15개에 비해 4.3배 증가했다.
GA는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고 다양한 보험상품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이다. 보험업계에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GA 시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대형 GA에 소속된 설계사 인력이 지난해 기준 20여만명으로 GA 전체 판매인력의 83.9%를 차지했다.
대형 보험사들은 GA시장 진출이 이후 중소형 GA를 흡수하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 삼성생명의 자회사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최근 ‘다올프리에셋’을 영입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5월에도 라이나금융서비스와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8개 지사를 영입한 바 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말 유니온사업추진TF를 조직해 지속가능한 영업조직 영입과 정착을 위한 사전준비를 해왔고 올해 사업가본부로 격상해 규모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도 다수 중소형 GA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8월 리노보험대리점을 인수했다. 리노는 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둔 20년 업력의 중형 GA로, 2020년 말 연매출 300억원을 기록했으며 설계사 487명을 보유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오는 2025년까지 설계사를 2만6000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는 1만7743명이다.
지난해부터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지방거점 판매자회사), 하나손해보험(디지털 판매자회사)이 GA시장에 진출하면서 보험업계 제조-판매 분리 현상은 가속화 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동양생명이 TM(텔레마케팅)채널을 분사해서 판매자회사(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설립한 데 이어, 푸르덴셜생명도 6월 판매전문회사(KB라이프파트너스)를 설립하는 등 보험사들의 GA 자회사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자회사형 GA의 영향력 역시 커지는 중이다. 전체 GA 보험 계약에서 자회사형 GA가 체결한 계약 건수 비중은 2016년 10.1%에서 지난해 17.6%로 증가했다. 자회사형 GA의 매출 증가로, 일반 GA의 수수료 수입은 동기간 중 96.0%에서 85.5%로 줄어들었고 자회사형 GA에 소속된 설계사 인력 비중은 5.4%에서 22.1%로 늘었다.
국내 GA 시장은 참여하고 있는 기업 수는 많으나, 일부 규모가 큰 기업에 설계사 인력이 집중되고 여타 기업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독과점적 추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는 현행 자체 판매채널만의 상품 공급으로는 GA나 플랫폼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판매자회사 설립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