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개미…증시 주변자금 한달 새 '4.4조' 뚝
예탁금 등 투자 대기성 자금 줄줄이 감소
변동성 여전..."주식시장 아직 회색지대"
2023-08-02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달 국내 증시가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탈 조짐이다. 지난달 증시 주변 자금이 4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빚내서 투자하기가 어려워지는 데다 주가가 짧은 기간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개인들이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증시 주변 자금은 164조89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달 초(169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한 달 새 4조4000억원가량 줄었다.
증시 주변 자금은 투자자 예탁금(53조8800억원), 파생상품거래 예수금(11조8000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80조4700억원), 위탁매매 미수금(2000억원), 신용거래융자 잔고(18조4600억원), 신용 대주 잔고(700억원)를 합한 것이다. 이들은 투자 기회를 엿보며 증시 주변을 맴도는 자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긴 주식 매매 자금이고, 파생상품거래 예수금 역시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진 대기 자금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보유 주식, 현금 등을 담보로 일정 기간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이고, 신용 대주는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이다.
지난 1월 17일 200조4700억원으로 올해 최대를 기록한 증시 주변 자금은 이후 180조원대 수준에서 움직이다 지난달 19일 올해 최저치인 163조9100억원까지 내려왔다. 평균으로 보면 1월은 190조6100억원, 지난달은 166조7700억원이었다.
국내 증시가 올해 초 이후 약세를 거듭하자 투자 기회를 기다리던 주변 자금들이 더 대기하지 않고 증시 주변에서도 빠져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 6월 말 2332.64에서 지난달 29일 2451.50으로 5.1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745.44에서 803.62로 7.80% 올랐다. 다만 연초 이후로 보면 코스피는 17.7%, 코스닥지수는 22.3% 하락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강달러 현상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것도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다. 지난해 말 1188.8원으로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5일 13년 2개월여 만에 장중 1320원을 넘어서며 1326.7원까지 치솟았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기업실적 하향 국면에서 한 차례 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며 "주식시장은 아직 회색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