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채운 농협은행 권준학號…“내실·성장 모두 잡는다”

상반기 순익 9228억원 ‘역대 최대’…금융지주 효자 역할 2분기 충당금 적립률 288.2%…자산건전성 지속 개선

2023-08-02     김경렬 기자
사진=NH농협은행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시중은행들의 호실적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권준학 은행장이 진두지휘하는 NH농협은행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하반기 역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2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7.8% 증가한 수준이다. 농협은행의 선전에 힘입어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으로 1조3505억원을 거뒀다. 작년 상반기(1조2819억원)보다 5.3% 늘어난 액수로 역대 최대치다. 농협은행 역시 금리 인상 덕을 봤다. 이자이익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14.4%(4106억원) 증가한 3조264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여신 및 외환, 신탁, 대행업무 등 수수료이익이 14.1%(547억원) 감소했지만 이자수익의 증가분을 한참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일반관리비용이 전년 상반기에 비해 4.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44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늘었다. 작년보다 내실있는 경영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농협은행의 자금운용 몸집은 커졌다. 상반기 원화대출은 전년동기대비 5.9% 늘어난 261조6320억원에 육박했다. 이 기간 가계대출은 0.5% 증가했고, 기업대출은 13.8% 늘었다. 정책자금대출 규모 역시 5.8% 커졌다. 정책자금대출은 26조3731억원으로 전체대출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은행의 원화예수금은 저축성 예금 중심으로 전년대비 7.7% 성장한 297조9661억원이다. 올해 농협은행이 주목받는 부분은 안전성이다.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고루 개선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총여신은 285조원로 전년동기대비 7.4% 늘었지만, 이 중 고정이하분류여신(NPL)은 33.3% 줄었다. 특히 고정 여신보다 더욱 불안정한 대출로 보는 회수의문 여신이 53.9% 감소했다. 이에 NPL비율은 0.22%로 같은 기간 0.14%포인트(p) 하락했다.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작년 반기대비 20.2%(3056억원) 많은 1조8196억원을 쌓았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같은 기간 80.46%p 오른 288.17%다. 향후 전망은 밝다. 농협금융지주에서는 100% 자회사인 농협은행에게 확실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농협은행은 2015~2016년 대규모 부실로 기업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을 겪었다. 당시 총자산순수익률(ROA)이 0.1% 미만으로 내린 적 있지만 이후 부실을 털어내며 ROA가 0.4 이상으로 부상했다. 지난 1분기 ROA는 0.5%다. 특히 농협중앙회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한 지 10년 만에 자본완충력이 눈에 띄게 강화됐다. 은행의 상반기 총자본비율은 18.30%로 전년동기대비 0.04%p 증가했다. 총자본비율은 2019년 15.19%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각각 0.01%, 0.03% 고루 개선됐다. 농협은행은 올해 1월 농협금융지주로부터 1조1999억원 유상증자를 받았다. 당시 보통주자본비율은 2021년 말 대비 0.8%p 상승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농협금융지주로부터 작년 3월과 8월에도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을 증자받았다. 올 초부터 수천억 원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에 성공하는 등 건재한 자본 역량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