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高利에도…‘빚투’ 한달새 1조 늘어

금투협 “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 7월초 대비 9759억원↑”

2023-08-03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증시 반등 흐름에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이 다시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가 10%에 육박했지만 투자심리를 꺾지는 못했다. 신용거래융자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린 주식 매수 자금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시장이 저점이라 판단해 주식을 대거 매수할 때 신용거래융자 차입 규모가 늘어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63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한 달 새 6408억원 증가했다. 유가증권 잔고는 9조8528억원, 코스닥은 8조7772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1359억원, 5050억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주식시장의 등락에 영향 받는다. 올해 초 24조원에 육박했던 신용잔고는 5월초까지만 하더라도 22조원대를 지키고 있었다. 코스피는 지난달 6일 2292까지 내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지난 17조원대(지난 6월 28일, 17조8683억원)로 추락했다. 그러다 7월 중후반부터 시장은 반등을 시작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한 달 간 각각 5.10%, 7.8% 올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조금씩 오르며 18조원대를 회복했다. 빚투는 늘었지만, 주식시장에 ‘대기’하는 자금은 상당수 빠져나갔다. 지난 한 달간 투자자예탁금이 크게 줄었다. 신규 투자는 는 반면 주가 하락을 버텨온 개미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긴 주식 매매 자금을 의미한다. 지난달 1일 58조7383억원에 달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9일 54조2590억원으로 4조50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67조5307억원) 대비 7개월 사이 13조2717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빼 투자처를 옮겼다는 의미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행보도 감지됐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6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9764억원을 순매도 했다.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1분기에는 11조3592억원, 2분기 9조7334억원을 매수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증권가에서 말하는 반등 조짐이나 이달 ‘베이마켓 랠리(하락장에서 상승세)’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상단으로 최고 2600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500포인트,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 2550포인트, 대신증권은 26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