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10년 전 처럼 '집값 대세하락' 시작되나

2022-08-03     윤재오 기자
윤재오
집값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9주 연속 하락했고 낙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서울 25개구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개구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서울 30평대 아파트값은 최근 몇 년새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 올랐다. ‘미친 집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솟았다. 2030세대중 일부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해서 집을 장만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희망을 잃거나 분노했다. 정상적으로 월급을 모아서는 평생 내집을 사기가 어려울 정도가 됐다. 그러니 최근 2~3개월동안 수천만원 떨어졌다고 ‘하락’을 얘기하는 것은 어쩌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대세하락'이 시작됐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집값이 조금 떨어지는게 아니라 지금보다 20~30% 떨어질 수도 있다. 심각해지면 반토막 날 수도 있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아파트값은 대세하락기를 맞았다. 2009년 잠깐 반등했지만 2012년과 2013년 큰폭으로 하락했다. 서울외곽 뿐 아니라 강남 불패신화도 무참히 깨졌다. 14억~15억원 하던 강남 30평 아파트값이 8억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그런 집값 대세하락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전망이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대세하락 초입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연구원은 2분기 부동산시장 전망지수가 하강국면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7.6%가 하반기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대학교수인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연말까지 집값이 20% 하락한다고 예측했다. 대세하락이 시작됐는지 여부는 지금으로선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올해는 집값이 하락하겠지만 큰폭은 아닐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거래절벽인데다 종합부동산세 완화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갔다. 재건축과 역세권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서 국지적인 상승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도 집값 불안을 우려해 재건축 규제완화를 늦추고 있는 모양새다. 최대 변수는 금리다. 문재인 정부때 제로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집값을 끌어올렸다. 한국 뿐아니라 글로벌 주택시장이 모두 그랬다. 한국은 지나친 규제와 세금강화로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 지금은 반대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이 연이어 자이언트 스텝(0.75%p인상)을 밟았고 한국도 처음으로 빅스텝(0.5%p인상)을 밟았다. 그리고 추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과거 저금리 추세가 상당기간 이어졌던 것처럼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얘기다. 각국의 금리인상에도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어 언제까지 얼마나 금리인상이 이어질지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금리인상은 주택 매수심리를 위축시킨다. 이자부담 때문에 돈 빌려서 집사기가 어려워진다. 주택가격 하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중산층과 서민 주거안정은 집값이 오를 때 뿐 아니라 급락할 때도 위협을 받는다. 집이 있어도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고 세입자들은 깡통전세를 걱정해야 한다. 집값 대세하락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만큼 정부는 국민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을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 개인들도 금리인상기 또는 집값 하락기 생존전략을 깊이 고민해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