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폐기 화폐 1.2조…“쌓으면 에베레스트산 6배”
1년 전보다 14%↓…코로나로 환수율 감소
2023-08-04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올해 상반기 화폐(지폐+동전, 장 단위로 통일) 약 2억장이 폐기됐다. 훼손 또는 오염 때문이다.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손상화폐를 낱장씩 위로 쌓은 높이는 에베레스트산의 6배, 롯데월드타워의 96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에 따르면 올해 1~6월 폐기된 손상화폐는 1억9166만장이다. 총 1조1566억원어치다.
손상화폐는 환수된 화폐 중 폐기된 은행권(지폐)과 주화(동전)다. 폐기 화폐를 가로로 이으면 총 길이가 2만4천765㎞로, 경부고속도로(415㎞)를 약 30번 왕복한 수준이다. 쌓으면 에베레스트산(8천849m)의 6배에 이르는 높이(5만3천459m)다.
은행권 폐기량(1억6943만장·1조1541억원)에서는 1만원권(9300만장)의 비중이 54.9%를 차지했다. 이어 1000원권이 6550만장(은행권 중 38.7% 비중), 5000원권 860만장, 5만원권 230만장 순이었다.
주화 폐기량(2223만장·25억원)에서는 10원화(950만장)가 42.9% 비중으로 제일 컸다. 100원화는 560만장, 50원화는 370만장, 500원화는 340만장이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폐기 규모는 작년(2억2310만장)보다 14.1%(3144만장) 줄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은행권 환수가 부진하고 비대면 거래가 확대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화재 등 은행권의 일부가 훼손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남은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액을 그대로 보상받을 수 있다. 기준에 미달하면 남은 면적에 따라 교환을 인정받는다. 5분의 2 미만이면 아예 교환받을 수 없다.
지난 상반기 손상된 지폐 중 교환이 이뤄진 사례로는 경남에 사는 배모씨가 창고 화재로 손상된 지폐 1847만원을 받은 적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빈 화분에 보관하다 물에 젖은 지폐 2895만원을 교환했다. 부산 사는 양모씨는 장판 밑에 뒀다가 곰팡이로 손상된 지폐 202만5000원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