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고래'된 빅테크, 신용카드업도 '기웃'
윤호영 카뱅 대표 "라이센스 취득 검토"
토뱅도 진출 의사...출혈경쟁 우려도
2023-08-04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빅테크가 출범시킨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신용카드업까지 영토를 넓히며 카드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신용카드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신용카드 라이센스를 직접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신용카드업을 영위하려면 금융위원회와 혐의를 거친 뒤 관련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전날 진행된 '2022년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증권 계좌 개설, 연계 대출, 제휴 신용카드가 주요 수익원"이라며 "신용카드 경우에도 제휴 신용카드 사업을 모든 카드사로 확대해서 범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현재 진행하고 있고, 라이센스 취득을 통한 직접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독자적으로 신용카드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토스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두번째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할 때부터 신용카드업에 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중 신용카드업 라이센스를 가장 먼저 취득한 곳은 인터넷은행의 신용카드업 진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신용카드업 진출을 노리는 것은 여신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와 토스는 은행, 보험, 증권업 등 금융업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넓힌 상태지만 정작 신용카드업엔 아직 공식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KB국민카드에, 토스뱅크는 하나카드에 체크카드 사업 제휴는 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직접 신용카드업에 진출할 경우 고객들의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쌓아 고객들에게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카드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빅테크들까지 진출이 이뤄질 경우 기존 카드사와 출혈경쟁이 벌어질 거란 우려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모회사가 갖고 있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신용카드업까지 진출하면 기존 카드사들이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