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BAF청년작가공모전 대상, 김경란 작가 '관점의 경계' 선정
"현대미디어로 불이(不二) 철학 담아내… 좋고 나쁨은 관점에 따라 달라질 뿐" 만 39세 이하 청년 작가 49명 작품 출품… 불교 철학 차용한 일반 작가 참여 늘어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불교 철학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하는 제5회 BAF청년작가공모전 대상에 김경란 작가의 <관점의 경계>가 선정됐다.
2022서울국제불교박람회와 제10회 붓다아트페어의 부대행사로 진행하는 BAF청년작가공모전은 만 39세 이하의 청년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MZ세대 불교예술제다. 4월부터 약 3개월간 전통 분야 7명, 현대 분야 42명 등 모두 49명의 작가가 작품을 접수했고 이중 12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 대상작인 김경란 작가의 <관점의 경계>는 빨간 얼음과 파란 얼음이 녹아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은 현대미디어 작품이다. 김경란 작가는 무언가의 끝과 시작에 주목했다. 관점에 따라 쓸모 있음과 없음이 분별되고, 좋고 나쁨의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가변성을 이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심사위원단은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좋고 나쁨과 같이 서로 상반돼 보이는 개념의 실상은 서로 다르지 않다는 불이(不二)의 철학과 모든 존재하는 것은 고정됨 없이 항상 생멸(生滅)변화한다는 무상(無常)의 지혜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얼음이란 재료를 사용해 창의적으로 표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제5회 BAF청년작가공모전 최우수상은 박진우 작가의 '탁마(琢磨)'다. GPS 위치 기록을 토대로 만든 뼈대 형태에 라텍스 테이프를 감고 레진으로 덮는 등 삶의 고민과 사유의 과정을 작품에 투영해 큰 점수를 받았다.
우수상은 김지선 작가와 임지현 작가에게 돌아갔다. 김지선 작가의 '치유와 울림 Ⅱ'는 금니 약사여래도에 전통공예 기법인 나전칠기 옻칠과 자개를 접목해 참신함을 더했다. 임지현 작가는 아크릴 회화인 '뾰족하게 축축한'을 통해 자연의 질감을 캔버스 위에 옮겨냈다.
입선작에는 8개 작품이 선정됐다. △최재희 작가의 디지털 드로잉 'BUDDI' △곽성민 작가의 아크릴 회화 '낙산사 홍련암 관음굴' △유가월 작가의 마블링 채색 '선산(禅山)' △방상환 작가의 펜화 '무제' △박유진 작가의 회화 '연화장' △왕승목 작가의 회화 'Pass on him (그를 넘겨라)' △정진영 작가의 실리콘 '실제로 실재하다' △서린 작가의 3D펜화 '어머니,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등이다.
올해 붓다아트페어 BAF청년작가공모전은 불교라는 고정관념과 형식에서 벗어나 청년들의 자유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종교를 벗어난 일반 작가들의 참여가 늘면서 불상과 불화 등 불교적인 도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불교미술이라는 관념에서 탈피하는 양상을 보였다.
심사위원단은 '작업의 주제를 불교 철학에서 얻거나 작업의 방식에 불교이론을 차용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불교가 종교를 넘어 하나의 철학 또는 문화적 밑바탕으로써 작가들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BAF청년작가공모전 수상작은 2022서울국제불교박람회 내 붓다아트페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누리집과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별도의 부스가 운영되며, 작품 구매도 할 수 있다.
한편 2022서울국제불교박람회 및 제10회 붓다아트페어는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나흘간 온라인 누리집 및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펼쳐진다. 박람회는 '리추얼(Ritual), 내 삶이 바뀌는 시간'을 슬로건으로 아시아의 불교의식을 집중 조명한다. 개인의 일상 속 소소한 루틴이나 의식에 주목한 산업전도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