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사망보험 줄고 질병보험 는다

본인 사망 이후 유가족 생활 보장하는 ‘종신·정기보험’ 수요↓ 기대 수명 늘면서 노후대비 간병보험 연평균 101.4% 성장

2023-08-08     홍석경 기자
고령화가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고령화하면서 본인 사망 이후 유가족의 안정적 생활 보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등 ‘사망보험’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 반면 수명이 늘면서 건강한 노후와 돌봄 필요에 대비한 ‘질병보험’과 ‘간병보험’ 수요는 커지고 있다. 8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2022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사(생보사) 수입보험료는 1년 전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점쳐졌다. 보장성보험 성장에도 불구 일반저축성보험과 변액저축성보험 부진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장성보험은 질병·건강보험 판매 확대, 종신보험 계속보험료의 지속적 유입으로 1년 전보다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 보장성보험이 선방하고 있지만, 신계약률은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23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신계약률은 지난 3월 말 기준 2.8%로 전년동기대비 0.6%포인트(p) 하락했다. 신계약률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ABL생명보험(10.97%)으로 하나생명(9.26%), DGB생명(8.51%), 푸본현대생명(8.35%) 등 중소형사들이 높았다. 대형사인 생명보험 빅3(삼성‧한화‧교보생명)의 신계약률은 2%대 안팎에 그쳤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하락세는 더 두드러진다. 2014년 말 17.2%에 달했던 평균 신계약률은 지난해 말 11.5%까지 하락했다. 여기에는 인구구조 변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장기적인 저출산의 영향으로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40대 이하의 보험가입은 줄고있는 추세다. 지난 2010년부터 2020년에 30대 인구는 연평균 1.4% 감소했지만 60세 이상 인구는 연평균 4.7% 증가했다.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개인형 생명보험상품의 연평균 신계약 증가율은 60세 이상(19.8%)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30대의 신계약은 연평균 7.2%씩 줄었고 30세 미만과 40대에서도 각각 연평균 5.5%와 3.3%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개인형 생명보험 신계약 중 30대의 비중은 2010년 28.5%에서 2015년 15.9%로 축소됐고, 60대 이상은 3.3%에서 18.5%로 확대됐다. 보험가입자의 평균연령만 봐도 생명보험은 2010년 38.3세에서 2019년 46.0세로 높아졌다. 40대 이하의 보험 유입 감소 추이는 종신보험, 연금보험, 저축성보험, 변액보험, 정기보험 등 노후 소득이나 사망 보험금을 보장하는 상품에서 더 두드러졌다. 다만 건강한 노후와 돌봄 필요에 대비한 질병보험과 간병보험 수요는 커지고 있다. 2010~2019년에 30대의 신규계약은 대체로 감소했지만 간병보험은 연평균 101.4% 증가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해 보장기간을 100세로 늘린 상품도 늘었다. 일부 생명보험사 상품은 90세까지 가입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을 제공한다. KDB생명 ‘(무)내맘대로간편심사보장보험’은 90세까지 가입 가능하고 최대 100세까지 보험 보장이 되며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와 고령자를 대상으로 간편 심사를 적용한다. 2000년대 후반에 판매된 실버보험상품의 가입연령은 최대 80세로 제한했으나,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생명보험 질병보험상품 중 80세 이상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전체 상품의 약 20%를 차지한다. 보험연구원 측은 “오는 2047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 비중이 전체가구의 절반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고령층의 보험 수요를 흡수하고 30·40대와 그 이하 연령층의 수요를 파악해 보험 가입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