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중국‧동남아 선점경쟁
하나은행 텐센트 ‘위챗’과 제휴…해외 ICT확장 경쟁 점화
2023-08-09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시중은행이 중국‧동남아 시장 선점에 혈안이다. 끝없는 현지 노크가 비약적인 수익 성장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내 시중은행이 해외에 장점으로 부각할 수 있는 부분은 디지털 전략이다.
은행의 해외기업 전략적 투자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금융그룹 차원에서 비금융 자회사를 들일 수 없는 현상황의 탈출구다. 자칫 우회 투자라는 질타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은행들의 해외진출 전략은 안정적인 기틀 마련에 초점 두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의 중국현지 법인인 중국유한공사는 중국 텐센트 그룹의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위챗’과 제휴했다. ‘하나 위챗 샤오청쉬’를 방문하는 전세계 고객들은 영업점 방문 없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정기예금 등 상품을 비대면 가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앞서 ‘알리바바’, ‘바이두’, ‘씨트립’ 등 중국 대표 ICT 플랫폼과 제휴해 비대면 소액 대출을 출시했다. 지난 4월 기준 개인대출은 100억위안(9일 기준 한화 1조9312억원)에 달성했다. 중국유한공사는 올해 1분기 4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571억원) 대비 530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현지 투자 행보를 고려하면 향후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초집중한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베트남 1위 투자개발은행인 BIDV지분을 매집해 동남아 발판도 마련하고 있다. 금융그룹 차원에서 하나증권은 BIDV Securities(BSC증권)의 지분도 35% 인수한다. 실제로 이달 들어 BSC증권과 신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MOU(업무협약) 역시 체결했다. 이밖에도 하나금융은 인니에서 일본 소프트뱅크의 계열사인 라인 뱅크와 연계해 디지털은행 라인뱅크를 출범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해외 디지털사업 확장은 동남아를 노리는 시중은행들의 동남아 경쟁 양상 중 하나다. 특히 시중은행들 동남아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현지 업체와 ICT 제휴를 통한 사업 모색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의 진옥동 행장은 지난 5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4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계은행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오래전부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2018년 7월 인니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22% 취득했고, 2020년 9월엔 지분을 67%까지 매입했다. 부코핀은행은 국민은행의 계열회사로 편입된 상황이다.
이밖에 우리은행도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서 3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행 역시 동남아에서 해외사업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규모는 작지만 리테일로 승부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