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힘 못 쓰는 금값 네 달째 하락

전문가 “금리 오름세 더뎌지면 다시 오를 것”

2023-08-11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치솟았던 금값이 강달러에 힘을 잃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전통적인 헤지 수단으로 알려진 금이 맥을 못추고 있는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강력한 긴축재정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국내 금시세는 장중 7만4792.08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일대비 1.03%(775.50원)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기준 국제 금시세는 1785.1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금시세는 연초 치솟아 8만원에 근접했다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금값은 넉 달 연속 떨어졌다. 지난 4월 말 금값은 7만7477.73원을 기록했다. 이후 5월 말 7만4023.91원, 6월 말 7만5686.58원, 7월 말 7만3676.92원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3개월 동안 최저치인 7만1048.1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금값은 연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반짝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금값이 내리는 이유를 달러 초강세로 꼽고 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다른 화폐가치가 떨어졌다는 입장이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표시하는 금, 원자재 가격 등이 미국 외 지역에서 높아진다. 이날 원‧달러 환율 역시 1300원 초반 박스권 갇혀 움직이고 있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춘다면 금값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내려가면 반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금값이 바닥에 근접했고 하반기 들어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연준은 이미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섣불리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얘기다. 각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에도 달러가치가 내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넷째 주 금 선물 가격은 미국 외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힘입어 1.4% 올랐다. 5주 연속 하락세를 멈춘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의 저점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한다. 금 투자 방법은 KRX금시장 매매, 금 실물 매매, 골드뱅킹,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이 있다. 이들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고, 변동성이 큰 요즘 상황에 주식에 비해 금이 안정적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