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빅3, 업계 경계 허무는 ‘합종연횡’ 신사업 강화
물류·유통 기업과 협력하는 화학업계, 친환경 외연 확장
LG화학, CJ대한통운과 플라스틱 순환 플랫폼 MOU 체결
롯데, 유한킴벌리와 친환경 제품… 금호석화는 hy와 협력
2023-08-11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빅3’ 화학기업이 다른 업계와의 ‘합종연횡’을 통해 신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친환경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이 물류, 유통 등 비(非)화학 군의 기업들과의 MOU(업무협약)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혁신 스타트업인 이너보틀(Innerbottle), CJ대한통운과 함께 ‘2022 자원순환플랫폼 구축 업MOU’을 체결했다. 이너보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플라스틱 생산, 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까지 망라하는 에코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다.
LG화학이 새로 구축하는 사업모델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CJ대한통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를 CJ대한통운이 회수한 뒤, 다시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의 플라스틱 소재만으로 단일화된 용기를 전용 시스템을 통해 수거하고 재활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자원을 빠르고 완벽하게 100% 재사용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유한킴벌리가 친환경 제품 확대와 자원순환경제(Circular economy)를 구축하는 데 힘을 합친다. 롯데케미칼은 유한킴벌리와 ‘지속가능한 제품개발을 위한 소재 혁신 MOU’, 일명 '그린 액션 얼라이언스(Green Action Alliance)'를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이 친환경 재생소재를 개발 및 공급하고 유한킴벌리가 이를 적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일단 양사는 유한킴벌리가 생산하는 PP(폴리프로필렌) 소재의 보호복을 재활용하는 협업 모델의 추진을 검토한다. 보호복이 사용 후 통상적으로 소각되는 점에 착안해 폐보호복을 수거·분리 후 재활용해 롯데케미칼이 재생수지(PP)로 원료화하고, 이를 활용해 유한킴벌리가 재생소재 보호복을 제작 후 자사 직원과 파트너사에 공급하는 형태다.
금호석유화학은 hy와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MOU를 체결했다. 금호석유화학은 hy가 생산하는 야쿠르트 등 폐플라스틱 음료 용기를 금호석유화학의 합성수지 제품인 PCR PS(Post Customer Recycled PS)의 원료로 활용한다. 고객이 사용한 용기는 물론,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 불량 용기 역시 재활용 대상이다. 수거된 폐플라스틱 용기들은 압착, 분쇄, 세척, 건조 후 금호석유화학의 기능성 합성수지 제품 원료로 사용된다. 이러한 재활용을 통해 생산된 금호석유화학의 합성수지 제품은 국내 대형 가전 기업의 에어컨·냉장고·청소기·공기청정기 등의 신규 라인업 제품에 사용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ESG 트렌드에 따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며 “화학업계와 타(他)업종 간의 다양한 협력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