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소비자는 해외여행 못가고 항공업계는 빚 늘고
고물가·고환율 여파로 소비자 여행경비 부담 커져 '휴포자' 늘어
여름휴가 이어 황금연휴인 추석연휴도 해외여행 수요 주춤 예상
항공업계 항공기 대여료 등 비용부담만 계속...티웨이는 부채비율 8470%
2022-08-15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처음 맞는 여름 휴가철로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여름휴가를 포기하는 ‘휴포자’가 속출하고 있다. 항공권·숙박비 등 전체적인 휴가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다. 항공업계는 가뜩이나 고환율·고금리로 비용부담이 상당한 가운데 해외여행 수요까지 주춤하면서 암울해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았는데도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인천공항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말8초’ 여름 성수기 20일간 171만2420명이 인천공항을 이용, 하루 평균 여객이 8만5621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6만여명이 이용했다. 9만명 가까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던 지난달 31일에도 7만명을 겨우 넘겼다.
예기치 못한 팬데믹 사태로 꽉 막혔던 여름휴가 해외여행길이 3년 만에 열린 상황을 감안하면 다소 저조한 수치다. 해외여행 정보 등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등에서도 해외여행을 취소했거나 취소할 지 고민하는 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역대 최고로 치솟은 국제선 유류할증료 등에 따른 항공료 급등, 숙박비 인상 등의 고물가·고환율 영향이 크다. 실제로 인천-파리 왕복노선은 300만원대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보다 3배 안팎으로 올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치인 1320원까지 올랐다.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여름휴가에 이어 황금연휴인 추석연휴에도 해외여행 수요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항공사들은 비용 부담만 커질 전망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항공기 대여료(리스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낮아진다. 올해 1분기 기준 대형항공사(FSC)들의 외화환산손실 규모를 보면 대한항공 1530억원, 아시아나항공 1048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도 항공업계 악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이 갚아야하는 이자부담은 늘지만 자본확충을 위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은 어려워져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금리가 1% 오르면 각 450억원, 328억원가량의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객 수요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았던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부채비율이 커지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된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제주항공 920% △에어부산 1432% △티웨이항공 8470% 등으로 치솟고 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기준 자본 잠식률은 35%로, 부분 자본 잠식상태에 빠져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재를 추가로 도입한 건 무리한 결정이었다는 비평까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인 가격과 코로나19 리스크까지 겹쳐 추석 연휴에도 당초 기대했던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