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에 진심인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시장서 부진 털어낸다
SK바사 상반기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수익 개선 급선무
스카이코비원, 엔데믹 특성에 맞는 장점…유럽서 주목
2023-08-17 이용 기자
[매일일보 이용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반기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강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해 ‘1조 클럽’ 가입이 좌절됐다. 다만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성과가 가시화 중인 만큼, 반등의 기회는 충분한 상태다.
올해 SK바사의 상반기 매출은 22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1% 감소한 849억원이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 311% 증가한 9290억원과 영업이익 1157% 증가한 4742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부침으로 수익 개선이 필요하게 됐다.
저조한 실적의 주요 원인은 아스트라제네가 백신 위탁생산(CMO)이 지난해 만료돼 더이상 생산을 하지 않았던 까닭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바사의 총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핵심 사업은 코로나 백신 CMO 사업이다.
미국 노바백스는 SK바사와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해당 사업 매출 비중은 무려 전체의 58.34%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망이 그리 밝진 않다. 노바백스와의 계약은 올해 12월까지이며, 노바백스 백신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어둡기 때문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등 기존 백신 시장 강자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8월까지 60%이상(112만 도즈)가 폐기될 예정이다.
SK바사는 의존도가 높은 CMO 사업을 축소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성공시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 도전할 방침이다.
엔데믹 여파로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사업은 ‘끝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노바백스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는 달리 SK바사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미래 가치는 매우 높게 관측된다.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는 mRNA 방식인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달리, 스카이코비원멀티원은 2~8℃의 냉장 상태에서도 유통·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기한과 보관 설비 문제로 백신을 폐기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가운데, 독감화가 된 코로나19를 대비하려면 보관이 용이한 스카이코비원의 장점이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화이자나 모더나 등 다른 코로나19 백신으로 접종 완료한 고령층에 스카이코비원을 교차 추가 접종했을 때 효과를 확인 중이다. 그 결과 여부에 따라 스카이코비원의 가치가 또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백신은 이미 유럽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추가 주문할 계획이 없다던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에 조건부 허가 신청을 지난달 완료하며, 세계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SK바사의 성과가 빛을 볼 시기는 2023년일 것이라 추측한다. 4분기쯤 영국과 유럽 허가를 획득하면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SK바사는 백신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안재용 사장은 수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자해 기업 M&A, 사업 인수,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사업 진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 A사 관계자는 “제약업계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대단한 조건이다. 이를 기반으로 얼마든지 다른 백신에도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금융권에서 SK바사의 기업 가치는 상당히 저평가된 편이라고 본다. 해외사들은 오히려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을 염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