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銀 비이자익 반년 만에 ‘반토막’
상반기 1조292억원, 전년 동기 대비 약 42% 감소
2023-08-18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시중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이 반년 만에 40% 넘게 줄었다.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유가증권 투자 손실이 발생했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관련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같은 연유로 특수은행, 지방은행들도 비이자이익 부진을 겪었다. 전체를 합산한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쪼그라들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총 1조2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1조7737억원)에 비해 41.9%(7445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4187억원) 대비 81.6% 감소한 77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 영업손실만 4721억원이었다. 채권 운용 손실과 파생상품 및 외환 관련 손해가 커졌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309억원으로 1년 새 65.3% 줄었다. 계속 성장세를 달렸던 자산관리 수수료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중개수수료가 7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4% 감소했다. 금감원과 파생상품 소송으로 인한 영업 정지가 일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1247억원)에 비해 93.5% 줄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셈이다. 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 대비 60% 넘게 쪼그라들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도 33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8%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 역시 같은 기간 7.7% 줄어든 482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양사는 유가증권 평가익 및 외환·파생거래 손익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 환율 변동성을 우려해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해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개념)에 적극 나선 결과 선방할 수 있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특수은행을 포함한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비슷한 이유로 부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조20000억원(65.1%) 줄었다. 유가증권평가손실 영향으로 유가증권관련 손익이 1조3000억원 쪼그라들었고, 수수료 이익도 2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상반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이자수익이 늘었지만 대손비용이늘고 비이자이익 감소세가 뚜렷했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전년동기(11조원) 대비 9.9%(1조1000억원) 줄어든 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2분기 순익이 4조3000억원으로 1분기(5조6000억원)보다 감소했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상반기 순익은 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8% 줄었고, 특수은행은 3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7.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