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하락·강달러에 해외증권투자 684억달러↓… 최대 폭 감소
단기외채 비율 41.9%… 10년 만에 사상최대
2023-08-18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글로벌 증시하락과 강달러 등의 영향으로 2분기 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대외 채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으며 단기 외채 비율 역시 1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1235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2조1893억달러)보다 658억달러 줄었으며, 감소 폭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직접투자가 8억달러,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684억달러 줄었다. 해외증권투자는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감소 폭도 사상 최대였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글로벌 주가 하락,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해외증권투자가 줄었다”며 “매매 등 거래요인은 166억달러 증가했으나, 가격·환율 변동 등 비거래요인이 850억달러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3794억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1139억달러 줄었다. 감소 폭은 사상 최대였다. 대외금융부채 중 직접투자가 149억달러 감소한데다, 국내 주가 하락 등으로 외국인 증권투자가 1378억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외국인 증권투자 감소 폭 역시 사상 최대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말 기준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은 41.9%로, 전 분기보다 3.7%포인트(p) 올랐다. 지난 2012년 2분기 45.6%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1년 이하 만기 단기외채의 비중도 27.8%로, 전 분기보다 1.0%포인트(p) 상승했다.
유 팀장은 “단기 외채가 증가하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단기 외채 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6월 말 기준 대외채무는 6620억달러로 지난 3월 말(6541억달러)보다 79억달러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기외채(1838억달러)가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 위주로 89억달러 증가했고, 장기외채(4782억달러)는 일반은행과 중앙은행의 부채성 증권이 줄면서 10억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1조482억달러)은 317억달러 줄었다. 예금취급기관에선 39억달러 증가했지만, 일반정부(-7억달러)와 중앙은행(-194억달러)의 채권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