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둔 증권사 증시침체 속 선방
다올투자증권, 저축은행 인수 이후 반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레버리지 규제 없어 ‘스탁론’ 등 여신사업 연계 ‘시너지’ 톡톡
2023-08-2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주식시장 부진에 따라 증권사들 실적이 대체로 저조한 성적표를 꺼내 들었다. 다만 저축은행을 계열사를 둔 증권사의 경우 실적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저축은행의 대출 사업확대에 따라 호황이 이어지면서 연결 이자손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194억원, 당기순이익 9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무려 47.6%, 3.2%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증권사 전환 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런 호실적 배경에는 알짜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한몫했다. 다올투자증권의 계열사인 다올저축은행은 영업이익 511억원, 당기순이익 396억원을 기록했다. 윤우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하고 VC(벤처캐피탈) 상장을 하며 증권 본업에 더해지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 계열사의 매출 기여도가 본격화하는 구간에 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덕을 본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 뿐만 아니다. 대신증권 역시 증권업 부진을 저축은행 사업으로 만회했다. 대신증권의 2분기 연결기준 지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6.2%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 37.8% 늘어난 914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인 대신저축은행의 세전이익이 전년 대비 14.1%, 전분기 대비 59.1% 늘어난 105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대신저축은행의 여·수신은 각각 2조6000억원, 2조7000억원으로 증가했고, 과거 대손 일부가 환입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증시 영향을 크게 받는 증시에 민감한 이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사례를 보면 연결 자회사 실적은 비증권 자회사 중에서는 키움저축은행과 YES저축은행, 캐피탈, 에프앤아이, 운용은 흑자를 기록했으나 PE와 인베스트먼트, 기타 투자조합 및 펀드 등 보유자산 평가익이 증시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회사들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본업 외에 수익을 다변화 하기 위해 저축은행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증권사와 저축은행간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자기자본법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합계액은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할 수 없지만, 저축은행과 스탁론을 연계하면 여신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현재 저축은행을 보유한 증권사는 총 6개사다. SK증권도 지난해 4월 MS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소매금융 강화에 나선 바 있다. 현재까지 키움증권(키움저축은행·키움예스저축은행)과 유안타그룹(유안타저축은행), 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저축은행), 대신증권(대신저축은행), 다올투자증권(다올저축은행) 등이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대출 거래를 원하는 고객이 많은데, 레버리지 한도도 있다보니 저축은행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워낙 높아 남는 게 많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