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김병주 LF푸드 상품개발팀 부장 “가장 기본적일 때 특별할 수 있다”

“별첨 재료라도 소홀해선 안돼”…‘한 끗’이 만든 경쟁력 소비자 니즈 파악의 중요성…외식‧해외 간접 경험 제공

2023-08-21     김민주 기자
압구정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대량생산되는 밀키트 특성상, 생산성을 위해 사소한 구성품‧플레이팅‧모양 등을 포기해야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외식 전문점에서 간무우 없는 소바와 건더기 없는 탕수육 소스는 존재할 수 없듯, HMR도 동일한 수준을 갖춰야할 때입니다.” 지난 19일 서울 압구정 LF푸드 본사에서 만난 김병주 상품개발팀 부장은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할수록 특별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제대로 된 한 끼’를 대체하기 위해 탄생한 밀키트. 그는 “양산화‧효율성 등의 명목으로 '본질'에 소홀해진 밀키트 시장 속 기본에 충실한 업체만이 레드오션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LF푸드는 1인가구 증가‧코로나19 등으로 과포화된 가정 간편식 시장에 뒤늦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후발주자인 LF푸드가 무서운 속도로 시장 내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던 비결은 뭘까.

⃟ ‘한 끗’에 대한 고집이 만든 경쟁력

경쟁사들이 생산 공정 단순화 및 비용 절감 등을 위해 품질과 타협할 때, 그는 디테일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를테면, 메밀소바의 ‘간무우’, 탕수육 소스에 들어있는 과일, 채소 등 ‘원물 건더기’ 등이다. 그는 이 사소해 보이는 ‘한 끗’으로 제품의 품질과 소비자 판단은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간무우는 건더기와 액상을 같은 비율로 담아야 해 특수 설비가 필요하며, 제조 공정이 까다롭다. 시중 대부분의 소바 HMR 별첨 재료에 간무우가 생략되는 이유다. 소바 HMR을 기획할 당시, 김 부장은 지방까지 내려가 제조사들을 직접 설득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이유 있는 집착은 성과로서 빛을 발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하코야 살얼음동동 냉메밀소바’는 당초 계획한 물량이 부족할 만큼 인기를 끌며 당해 여름시즌 동안 15만개가 팔렸다. 간무우 50g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의 또 다른 히트작 ‘모노키친 베이징풍 찹쌀 탕수육’도 마찬가지다. 소스에 원물을 넣고, 고기의 모양을 균일한 스틱형태가 아닌 자연스럽게 성형하는 것. 두 가지 원칙을 지키자, 소비자들은 반응했다.
인터뷰가

⃟ 팔리는 밀키트는 따로 있다…값진 실패로 얻은 메뉴 철학

‘돈카츠커리’는 그의 아픈 손가락이다. 하코야 돈까스와 커리의 인기를 토대로 설정했던 기대 판매량에 못 미쳤다. 국내 시장서 이미 흔해진 냉동 돈까스와 인스턴트 커리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가정에서 구현하기 힘든 외식 전문점 및 해외 현지 음식을 HMR화한다.” 김 부장은 밀키트사업 전략을 새로 고쳤다. 그 결과, 붓카케납작우동, 고등어구이 온소바, 돈마호크카츠 등이 탄생했다. 올 겨울도 국내 가정집에서 쉽게 해먹기 힘든 음식들을 출격시킨다. 닭다리살‧파를 특제 간장 양념에 재워 직화로 구운 ‘지도리 우동’, 일본에서 직수입한 모찌 어묵‧부산 물떡‧무조림‧칼국수면 등을 활용한 나베‧오뎅탕 등이다. 지난 3월 개발을 완료했으며, 이르면 오는 30일에서 내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LF푸드는 국내 HMR업계에서 까마득한 후발 주자입니다. 대기업이 못하는 본질과 디테일에 대한 집념을 무기로 차별화를 이뤄갈 것입니다.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는 타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 부장과 LF푸드 상품개발팀의 가정 간편식에 대한 고집은 앞으로도 꺾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