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입주폭탄에 전세매물 쌓이고 하락폭 커져
수원 입주단지 인근 전셋값 6억8천→3억3천 '반토막'난 곳도
경기도 아파트 전세매물 4만5천건 3개월전 대비 40% 증가
2023-08-21 최지혜 기자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입주 예정 단지가 몰린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전세 매물이 쌓이며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금리인상과 고점인식 등 전세가격 하방압력이 커진 가운데 입주물량이 몰린 지역은 연초의 절반 수준으로 꺾인 호가에도 쉽게 세입자를 찾지 못하며 매물이 쌓이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은 최근 6주 연속 낙폭이 커지고 있다. 전세가격 하락폭은 △수원시(-0.32%) △양주시(-0.28%) △광주·하남시(-0.26%) △시흥시(-0.14%) △화성시(-0.14%) 등의 순으로 컸다.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는 내달 3000가구 규모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 화성시청역서희스타힐스1(1131가구)‧2(1005가구)‧3(847가구)단지의 입주가 내달 시작된다. 이에 입주대란이 예상되며 인근 단지에는 전세 매물이 쌓이며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이다.
남양읍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달까지 4억원에 나왔던 29평 아파트 전세 매물 호가가 3억5000만원까지 내렸다”며 “호가가 낮아지고 있는데도 전세 매물이 쌓여 신규 세입자를 찾지 못한 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팔달구에도 대단지 입주가 시작됐다. 2586가구에 달하는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 아파트가 이달부터 입주민을 받기 시작하며 인근 단지의 전세가격이 연초의 절반 수준으로 내리고 있다. 실제 수원역과 메교역 인근 대한대우아파트 전용면적 134.94㎡는 올해 1월 6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지만 현재는 3억~3억3000만원 수준에 전세매물이 나온 상태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근에 대단지 입주가 시작돼 그렇지 않아도 대출규제 영향으로 떨어지던 전세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며 “연초까지 6억원대에 계약되던 40평대 아파트 전세 호가가 3억원대 후반까지 내려왔는데도 문의는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달 경기도 입주 예정 물량은 1만3801가구다. 경기도에는 지난달 1만970가구, 이달 1만1938가구가 입주하며 3분기 내내 1만가구 이상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도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5681건으로 3개월 전(3만2831건)보다 39.1% 증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해까지 서울의 높은 전세가격을 부담하지 못한 전세수요가 인천과 경기지역으로 분산되며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줬지만 최근에는 임대차법이 자리잡고 금리 부담도 커지는 등 하방압력이 가중하고 있다”며 “이같은 가격 하락요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당부분 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