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美 IRA 통과에… 셈법에 분주한 韓 산업계

‘美 태양광 1위’ 한화, 세액공재 늘어 ‘호재’ 배터리 3사, 광물·소재 다변화 숙제로 ‘신중’ 현대차 美 판매 전기차 보조금 제외 ‘비상’

2022-08-21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국내 산업계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통과를 두고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태양광 산업은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배터리 산업은 ‘신중’한 입장이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악재로 분석돼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IRA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두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IRA에 서명했다. IRA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 달러(약 480조원)를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대표적 친환경 사업인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의 미국 정책과 직결된다. IRA는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한화솔루션에겐 호재로 분석된다. 태양광 설비·기술 투자비에 대해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이 길어지면서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 자회사인 한화큐셀도 반기는 분위기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드멕켄지는 태양광 발전 비중을 2035년 40%까지 높이겠다는 미국 정부 정책에 더해 IRA 효과로 미국 주거용 태양광 시장이 앞으로 5년간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큐셀은 24.1%의 점유율로 미국 주거용 태양광 시장에서 4년 연속 1위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IRA 효과를 두고 신중한 입장이다. 중국 배터리 산업 견제라는 측면에선 호재이지만, 구체적인 보조금 지급 관련 광물·소재 기준 만족이 까다롭다는 평가에서다. 배터리 업체는 광물·소재 다변화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뤄낼 것인지 고심에 빠졌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이 주어지면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량이 국내에서 생산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하원에 IRA 의견서를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IRA이 통과되면서 국내 태양광, 배터리, 자동차 산업의 희비가 엇갈렸다”며 “산업계와 정부가 협력해 바이든 정부와 대화를 통해 급성장하는 미국 시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