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삼킨 윤영달 크라운 회장의 딜레마
사측, 복귀 직원 '반성문’강요…노조“인권유린”제소 고려
노조 "윤영달 회장 나오지 않고 사위(해태 대표)시켜 협상"
크라운측 “해태와는 별도법인 크라운과는 무관”해명
지난 6월 28일부터 해태제과 노조는 해태제과 본사를 점거한 채 파업해오고 있다.
해태제과 영업직과 일반사무직을 중심으로 결성된 해태제과 일반노동조합(위원장 공호찬)은 고용보장, 체불임금, 복리후생 확대, 노동조합원의 자율 활동 보장 등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700여명의 노조원이 서울 남영동에 있는 본사 건물에서 숙식을 하며 파업농성을 벌여왔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노조측이 인사위원회에 노조원이 직접 참여해 임금협상과 동시에 인원 감축 등 고용 조정시 노조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인사 경영권에 대해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크라운제과 한 관계자는 “경영권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을 가져오는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조 위원장 “끝까지 싸우겠다”
공 위원장은 “사측이 파업초기에는 비상 영업체제로 운영한다고 하더니 영업생산성을 운운하며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의 칼날을 빼 들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노사는 체불임금과 노조 활동에 대한 보장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지난 7월 단체교섭안을 제출했으나 사측은 크라운제과의 인수 이전 발생분임을 이유로 지급에 난색을 표명했다.
위원장 “쟁점사항 의견일치 보고 있는데 직장패쇄”
사측은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법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장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직장패쇄와 관련 공 위원장은 “쟁점 사항 타결 시 임금 동결 및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서 철회 의사를 표했고 요구안을 조금씩 양보하는 등 의견일치를 보고 있는데 직장패쇄를 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업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7월 말부터 일부 노조원이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업무복귀 한 200여명의 노조원들에게 파업에 참여하게 된 사유와 복귀 후 노동조합의 파업에 일체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반성문’ 제출을 강요했고, 이는 ‘노조 탄압을 떠나 명백한 인권유린’이라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공 위원장은 “사측의 공식적인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권위원회 제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크라운제과 기종표 차장은“현재 해태제과는 별도 법인으로써 크라운과 관계없다"며 "노조가 협상하고 있는 대상은 크라운이 아니고 해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 한 관계자는 "크라운제과 윤영달 회장이 해태제과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면서 "현재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경영진 중에는 윤 회장의 사위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크라운이 이번 파업과 무관하다는 것은 상식 밖의 태도"라고 크라운측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윤 회장은 파업 기간중 한 번도 노조와의 협상에 참석한적이 없다"면서 "윤 회장이 사위인 크라운제과 대표이사를 통해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크라운이 해태를 인수 한 것은 고용승계를 함께 한 것인데 별도 법인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