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0만 디지털 인재'…공급과잉·사교육 우려도
정보 수업시수 2배·초-중 코딩교육 필수화…교원 확보가 실효성 관건
교육 자율성 저해…지방대 반발 예상
2023-08-22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정부가 2026년까지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실현 가능성과 한계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정부는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을 내놓고 앞으로 5년간 연평균 20만 명 규모로 총 100만 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양성 목표를 구체적으로 보면 초급(고졸·전문학사) 인력이 16만명, 중급(학사)이 71만명, 고급(석, 박사)이 13만명 등이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디지털 분야에서 인재 수요가 73만8000명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취업률 등을 고려한다면 필요 인재가 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디지털 분야 인재 양성 규모는 정부 재정사업 기준으로 9만9000여명이며 이 중 초급이 1만5000명, 중급이 6만6000명, 고급이 1만7000명이다.
다만 5년간 50만명을 실질적으로 추가 양성해낼 수 있을지, 과잉공급이 되지 않을지가 문제다.
교육부도 이 같은 전망을 내놓으며 단서로 "디지털 분야는 기술 발전 속도와 경기변동이 크고, 일반산업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복합돼 디지털 인재 수요의 정밀한 전망에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인재 양성 계획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려면 교원 확보가 관건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매년 사범대학과 일반대학 교육과정, 교육대학원 등을 통한 매년 정보·컴퓨터 교과 교사자격증 발급 규모는 연간 516명 수준이며, 교원 신규임용은 연간 174명 정도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신규 채용은 교원 수급계획에 맞춰서 해야 하는데, 현재 학생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전공 교사 등 정보교사 역량 가지고 있는 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민간에 교사 자격증을 개방하는 것까지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교육부는 학교 정보교육 확대를 위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업시수를 두 배 확대하고 초등학교에 정보선택과목을 도입하며 초·중학교에서는 코딩 교육을 필수화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반 놀이 환경을 지원하는 등 유아의 디지털 경험 접근성도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 노출 연령이 더 낮아질 수 있고 사교육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대학에 대해서는 디지털분야 학과의 신설 또는 증원 요건을 완화하고, 학·석·박사를 5.5년으로 최대 2.5년 단축할 수 있는 통합과정 등을 도입해 조기에 디지털분야 고급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달 19일 발표한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과 마찬가지로 이번 디지털 인재양성 분야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모두 첨단학과 신·증설시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학부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들도 교원확보율이 100% 되고 첨단분야 실험·실습 기자재가 적정하게 갖춰지면 증원 가능 여유분 8000명 안에서 증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