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에도 2분기 가계빚 또 ‘역대최대’

가계신용 석달 새 6.4조 증가…가계대출 1.6조↑ 카드대금 4.8조↑

2023-08-23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다만 가계신용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졌다. 올 들어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매매가 뜸해졌기 때문이다. 가계신용은 집집마다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산한 값이다. 23일 한국은행은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통해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이 1869조4000억원이라고 밝혔다.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은 액수다. 한은 측은 “2003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작아서 이번 수치가 사실상 최대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말 가계신용은 1분기 말(1862조9000억원)대비 6조4000억원(0.3%) 증가했다. 작년 2분기 말(1810조6000억원)에 비해선 58조8000억원(3.2%) 늘었다. 지난해 분기마다 수십조원씩 늘었던 데 비하면 둔화한 수준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파르게 불었다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제한 가계대출의 2분기 말 잔액은 1757조9000억원이다. 1분기 말(1756조3000억원) 대비 1조6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1분기 8000억원 감소한지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기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1001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조7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1분기보다 6000억원 확대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756조6000억원)은 석 달 새 7조1000억원 줄며 3분기 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창구별로는 2분기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전분기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9000억원 늘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전 분기 2조5000억원 감소했다가 이번 분기 증가 전환했다.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도 9000억원 증가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 분기의 약 7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2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1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 대비 4조8000억원 늘었다. 박창현 한국은행 경제통계팀장은 “7월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가 시행됐고 최근 금리가 많이 상승했으며 주택시장도 부진한 상황”이라며 “8월부터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규제가 완화됐고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대해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가져갈 것이라는 조사 등으로 볼 때 향후 가계신용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