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반락에 케뱅‧토뱅 다시 한숨
카뱅 주가 8월 들어 10.03% 하락
간편송금 금지 법안 등 겹악재 발목
2023-08-23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이달 들어 카카오뱅크 주가가 큰폭으로 반락하면서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수심이 깊어졌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전날 대비 0.89% 하락한 2만7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7월 한 달 새 2.15% 상승하다가 이달 들어 여러 악재를 맞아 급락하고 있다. 8월 들어 3만900원이었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날까지 10.03% 하락했다. 지난 19일 장중에는 상장 이후 신저가인 2만71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카카오뱅크에는 잇달아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18일부터 급락이 시작됐다. 금융당국이 법적으로 간편 송금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으로 3.7% 하락했다.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에 이런 내용을 포함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국민은행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주식 약 3800만주 중 1476만주를 전날 종가 대비 8% 할인한 2만 8704원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하면서 급락을 이어갔다. 이 결과 국민은행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은 8%에서 4.9%로 내려갔다.
국민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내부 자본관리의 효율화를 위해 매각했다”며 “잔여 지분 5%는 그대로 유지하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으나 여전히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성장동력과 투자심리가 모두 악화된 상황이다.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초기와 달리 몸집이 커지면서 혁신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출범 초기와 달리 기존은행과의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데다 금산분리 완화 등 은행들의 규제를 완화하려는 정책 기조도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든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난처해졌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비교 대상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폭락하면 케이뱅크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출범 후 4년간 적자를 이어가다 지난해 케이뱅크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이익을 거뒀다. 또 업비트 제휴 효과 등으로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케이뱅크는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계획했으나 카카오뱅크 주가 폭락, 자산시장 침체 등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내년으로 상장이 연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토스뱅크도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조건 없이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은 초기에는 은행업계에 파격적인 돌풍을 불어왔다. 그러나 반년 새 다른 통장에 밀리면서 경쟁력이 사라졌다. 수신 이자비용은 증가하는 데 반해 대출 수익은 나지 않으면서 토스뱅크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