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애견시장 대기업이 키운다
LG패션·CJ제일제당·풀무원 등 ‘애견족’ 모시기 ‘활활’
2014-09-26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애견시장이 2020년 6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요 유통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해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약 9000억원대 규모로 연 매출 1조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2020년에는 6조원대로 확대, 애견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애견 관련 영세상인들은 골목상권의 사각지대에서 사실상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LG패션은 헤지스 액세서리를 앞세워 애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론칭한 애견 브랜드 ‘헤지도기(HAZZY DOGGIE)’는 애견 티셔츠와 점퍼·코트 및 도그 하우스(개집) 등 다양한 애견 관련 제품을 내놨다. 가격대는 5만~10만원대다.
명품 브랜드도 애견시장에 진출했다. 성주그룹의 MCM은 한정판으로 70만원대 도그 캐리어와 20만원대 목줄 등을 출시했다.애견용품은 더 이상 기능성에만 국한하지 않고 고급화·명품화시키고 있다.루이비통은 300만~400만원짜리부터 최대 1000만원짜리까지 다양한 ‘도그 캐리어’를 한정판으로 출시해 인기를 끌었고 구찌와 랄프로렌의 애견 용품 또한 정식 수입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병행수입을 통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후문이다.식품전문기업 풀무원도 최근 유기 인증을 받은 반려동물 건강먹거리 브랜드 ‘아미오’를 출시, 애견사료 시장에 전격적으로 뛰어들었다.풀무원은 개 사료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고양이 사료도 선보이며 사업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첫 해인 올해 4분기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연평균 120%의 신장률을 이뤄 5년 안에 연간 250억원 규모로 키워나가겠다는 목표다. 이어 향후 3년 안에는 중국시장도 진출하겠다는 각오다.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천연 재료를 쓴 프리미엄 반려동물 식품브랜드 ‘오프레시’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이미 올해만 매출 100억원을 추정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부터 애견사료 사업을 시작한 CJ는 주로 저가 제품 위주로 생산했지만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사료 개발에 착수, 오프레시를 바탕으로 애완동물 사료의 국산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대형마트도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인터넷쇼핑몰에 애견용품 전문관인 ‘펫플러스’를 열고 3000여 가지 제품을 판매 중이며 이마트는 올 들어 반려동물 멀티숍 ‘몰리스 펫샵’ 매장을 17개로 늘렸다. 롯데마트도 올해 10개의 반려동물 관련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문구회사인 모나미도 이미 반려동물 사업에 진출했다.업계 관계자는 “애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애견족이 늘어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애견시장에 진출, 애견족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며 “사람의 의식주 못지않게 애견 용품도 갈수록 명품화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반면 애견시장 영세상인들은 대기업의 공세에 밀려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골목상권 보호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