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더 뛰겠어” 약달러에 베팅하는 개미
달러강세에 선물 레버리지 ETF 1년간 30%↑
개인, 일주일 동안 인버스 ETF 306억 사들여
“올해 연말까지 달러 강세, 투자 유의해야"
2022-08-25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강달러 현상에 달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고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로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인버스 투자에 유의해야할 것을 당부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상승에 투자하는 달러 선물 ETF의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달러선물’ ETF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미국달러선물’의 1년 수익률은 각각 15.41%, 15.71%다. 이들 ETF는 미국달러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미국달러선물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30%를 넘는다.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1년 수익률이 31.21%에 달하며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도 각각 31.14% 30.54%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 23일 1345.5원에 마감하며 13년 4개월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4일 3.4원 떨어진 1340.1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원·달러 환율의 하락 전환을 예상해 인버스 상품에 베팅하는 개미도 늘었다. 인버스 상품은 환율이 떨어진 만큼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인버스 2X’는 하락한 만큼의 2배를 수익으로 얻는다.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달러 인버스 ETF 4종을 306억23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그 중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에 222억4000만원을 사들였으며 이는 지난해 (6억9500만원)보다 31% 많은 수준이다. 다음으로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56억700만원),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17억6700만원),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10억900만원) 등을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의 하락 시점은 올해 연말 이후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최근 유가가 90달러 내외로 하락했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무역수지 적자에 상당부분을 기여한 만큼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국 무역수지 적자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수출 둔화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달려 가격은 수입과 수출이 동반 위축될 때 무역 흑자에도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왔기 때문에 달러 가격이 하락 기조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유럽의 에너지 공급 개선,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 전환 등이 필요하며, 이는 연말 이후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전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달 8월 CPI와 9월 FOMC 회의 등 아직 물가에 대한 연준의 스탠스를 확인해야하는 굵직한 이벤트들이 남아 있어 달러 약세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다만 원화의 상대적 약세 가능성은 4분기로 진입할 수록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Fed의 태도 변화’, ‘유럽 경제·시장의 바닥 인식’ 이 두가지 조건이 달러 변동성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며 “7월 FOMC 이후 소위 Fed 속도조절론이 등장하며 달러화를 고점 대비 3% 가까이 끌어 내렸지만 두번째 조건이 더 악화돼 강달러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거시 경제의 악재로 인한 달러 강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현재 1350원을 목전에 둔 원·달러 환율은 가까운 미래까지는 위험을 더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에 유의해야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시기에 환율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며 “특히 위험성이 큰 인버스 투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