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街, 디지털 체질 개선 ‘속도’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정통 유통 구조 깨졌다 “단순 D2C 넘어 ‘옴니채널’ 구축” 과제로 떠올라

2022-08-29     김민주 기자
코로나가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유통업계 디지털 혁신으로 중무장해 다양화‧전문화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국내 산업계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네이티브’의 증가와 맞물려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란 태어나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성장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새로운 소비 세력으로 부상한 MZ세대가 대표적 예다. 이들은 기존의 ‘멀티채널’, ‘싱글채널’ 등 편향된 유통 구조에 거부감을 느끼며, 소비자 경험 중심적 및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빅3는 영위 중인 각 사업별 특성에 맞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 M&A와 인재영업, 사업부서 신설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부터, 그룹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을 적극 현실화 했다. 롯데마트는 ‘바로배송’을 내세운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를 선보였다. 구매의 주체가 되는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고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과 방법으로 받아볼 수 있는 능동적 쇼핑 개념을 디지털화 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 카트, 차세대 전자가격표(ESL), 키오스크 무인 계산대 등을 적용한 미래형 매장을 구현했다. 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롯데제과‧롯데케미칼 등 식품 및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스마트 팩토리’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비 자동화 및 Big Data, AI 등에 기반한 미래형 공장을 구축, 독보적인 생산능력을 꿰찬단 전략이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은 스마트 팩토리화된 후, 수요 예측 정확도와 생산 효율이 각각 10%씩 향상됐으며 설비 보수비용은 약 20% 절감됐다. 신세계도 디지털 전환 전략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 2분기 신세계백화점 온라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성장했다. 동기간 모바일 앱 이용 고객도 137.0% 늘어 620만명을 기록했다. 업계 최초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활용한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백화점 모바일 앱 전용 콘텐츠 개발 등 디지털화 전략이 주효했단 분석이다.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등 이커머스 역량도 대폭 끌어올렸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를 4조원 규모에 인수, 단숨에 아시아 유통기업 순위 7위에 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월 ‘디지털 비전 2030’을 선포하며, 전사에 걸친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했다. 식품부문에선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온라인 식품몰 ‘현대식품관 투홈’의 역량을 강화,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엔 디지털 조직을 통합해 디지털사업부문을 신설, 관련 신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NFT거래 확대 사업의 일환으로는 전자지갑 서비스 ‘H.NFT’ 도입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서비스 ‘H.Point앱’을 통해 사용자 중심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IT 기업 현대IT&E가 SK C&C와 ‘클라우드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2027년까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IT 인프라 운영을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전문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유통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됐지만, 신흥 소비 강자인 디지털 네이티브의 세력 확장에 발맞춰 향후 새로운 형태의 DT가 추진될 것”이라며 “맞춤형 D2C채널을 넘어서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동일한 구매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옴니채널’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유통업계의 과제가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