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공포의 깡통전세…서민들의 주거환경 흔들린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으로 인상해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주택 가격도 하락하자 이제는 깡통전세가 문제가 되고 있다.
깡통전세란 집주인의 대출 이자 연체로 집이 경매로 넘어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같은 깡통전세가 급증하게 배경은 금리인상발 주택가격 하락의 영향도 있지만, 적은 자본금으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과 합하여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불과 1~2년전에만 하더라도 기준금리가 1%에 가까웠고, 이자 부담도 크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갭투자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주택가격이 조정되자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들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통상,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율)이 80%가 넘으면 깡통전세가 될 위험으로 보고 있는데,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신축 빌라들은 전세가율이 9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깡통전세를 피하기 위해 주변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등을 따져보고 전세가율이 낮은 곳으로 들어가면 되지만, 신축빌라의 경우 아직 시세가 형성되어 있지 않고 주변 빌라들도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시세 파악이 어려워 깡통전세에 더욱 취약하다.
깡통전세로 세입자들의 소중한 재산인 전세보증금을 하루아침에 날릴 수 있으니 이제는 전세보다는 월세로 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빌라의 월세 거래량은 2만4744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만8544건과 비교하면 33.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랫동안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발판이 되어준 전세는 이제 줄어들고, 월세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신규 계약자들은 월세로 깡통전세의 위험을 피할 수 있지만, 기존 전세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까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부동산 거래 지식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나 나이 많은 고령자,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서민들이 거주하는 빌라가 깡통전세에 취약해 주거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경제적 타격은 물론 심리적 공황으로 빠질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깡통전세의 문제는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철저한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사기 사범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