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유럽 인플레에 2만불 아래로
24시간 전 대비 0.92% 하락한 1만9980달러 기록
연준 고금리 기조 시사 이후 ‘위험 자산’ 회피 영향
2023-08-3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이 미국발(發) 긴축 움직임과 독일 인플레이션이 7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소식에 고꾸라지고 있다. 31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7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0.92% 하락한 1만9980달러를 기록했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7% 가량 떨어졌다.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0.4% 하락한 1538달러를 기록했다. 1주일 보다 6.9% 떨어졌다. 시가 총액 10위권 대부분의 코인도(스테이블 코인 제외) 1~3% 내외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유럽발 인플레이션 위기가 상기되면서 흔들렸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 독일의 연방통계청은 30일(현지시간) 독일 8월 물가상승률이 7.9%로 7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7.8%도 넘어선 수치다.
가상화폐의 불안한 흐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6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물가안정을 강조하면서 고금리 기조 유지 방침을 시사한 뒤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6.8% 상승)에 비해 상승률이 큰 폭 둔화했지만, 파월 의장은 통화 긴축 의지를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 여파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강력한 긴축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미국 외환중개업체 오안다(OANDA)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정책을 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였다”며 “경기 침체를 촉발하더라도 연준의 인플레이션싸움이 공격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발언 때문에 위험 자산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7월 PCE 발표 직후에는 물가 안정 기대감에 크립토 자산이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위험 선호심리가 급격히 위축하자, 대표적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이 급락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