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효력 상실된다…헌법재판소, 세 번째 위헌 결정

지난해 11월‧지난 5월‧이날 모두 위헌 결정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성 인정할 수 없어”

2023-08-31     김민주 기자
유남석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윤창호법’의 효력이 완전히 상실됐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를 2회 이상 한 사람을 2∼5년의 징역형이나 1000만∼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가중처벌 규정이다. 31일 헌법재판소 등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의 처벌 대상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에 이은 세 번째 결정이다. 윤창호법은 2018년 만취 운전자의 차에 치인 윤창호 씨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단 여론이 거세지며, 당해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만들어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해당 조항을 두고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첫 번째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가중처벌 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 행위와 음주운전 재범 행위 사이에 시간적인 제한이 없고, 과거의 위반 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과일 필요도 없어 불합리하단 설명이다. 다수 의견 재판관은 “음주운전으로 지금 적발된 사람이 10년 이상 전에 음주운전을 한 적이 있는 경우, 현재의 위반이 준법정신이 현저히 부족한 행위이거나 사회구성원의 생명·신체를 반복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로 볼 수 있냐”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음주운전이라도 과거의 위반 전력이나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의 종류 등에서 위험 정도가 다를 수 있는데, 윤창호법의 처벌이 지나치게 엄하다”며 재범 음주운전 예방 조치로 형벌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과 이날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역시 지난해 11월과 동일한 논리다. 그간 수차례 위헌 결정이 내려진 이유는 윤창호법으로 처벌되는 경우의 수가 여러 가지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의 가중처벌 상황을 경우에 따라 나눠 보면 △2회 이상 음주운전 △2회 이상 음주측정 거부 △음주운전·음주측정 거부 혼합 등 세 가지다. 2020년에는 이 조항의 내용은 그대로 둔 채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는 제외한다’는 내용을 삽입하는 개정이 이뤄져 ‘구법(2018년 제정돼 2020년 개정되기 전의 법)’과 ‘신법(2020년 개정 후의 법)’으로도 나뉘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원 청구인 등이 언제, 어떤 혐의로 처벌받았는지에 따라 심판 대상을 한정한다. 지난해 11월 구법 중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처벌된 사람들의 헌법소원을 심리해 위헌 결정을 내렸으며, 지난 5월과 이날을 거쳐 구법과 신법의 모든 처벌 경우의 수로 위헌 범위를 확대했다. 검찰은 음주운전 등을 금지하는 일반 법령을 적용하되, 가중처벌 사유를 수사와 재판에 적극 반영해 처벌을 끌어낸단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