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동양 일부 계열사 CP 만기 연장

동양레저·인터내셔날은 지원 방안 없어

2014-09-29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30일 1100억원 규모의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은행권 채권단이 운영 자금 만기 연장이나 일부 CP를 단기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섰다.이에 따라 ㈜동양, 동양시멘트 등 채권단과 거래 관계에 있는 계열사는 힘겹게 연명하겠지만, 은행권 여신이 없는 동양레저나 동양인터내셔날 등은 아직까지 채권단이 지원해줄 방법이 마련되지 않아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29일 금융권과 동양그룹에 따르면 30일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그룹 회사채는 905억원, CP는 195억원으로 총 1100억원에 달한다.동양인터내셔날이 521억86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동양레저(391억9200만원), ㈜동양(65억원), 동양시멘트(25억원) 순이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동양 계열사의 여신이나 CP 가운데 큰 문제가 없는 경우 금융사가 연장해줄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만기 연장을 통해 동양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채권단은 공동 지원에 나서기보다 금융사별로 부채 만기 연장을 통해 동양 문제 해결점을 찾고 있다.농협은 지난 26일 만기가 돌아온 동양 계열사의 CP 110억원 어치 중 일부를 상환 받고 나머지는 상환을 조건으로 단기 연장해줬다.산업은행도 지난 27일 동양 계열사 운영자금 100억원을 연장 처리했으며 수입신용장(LC)도 100억~200억원 가량을 연장해줬다.채권은행들이 자금을 신규 투입하는 것을 어려운 형편이어서 거래가 있는 ㈜동양, 동양시멘트의 만기 채권을 단기 연장하는 식으로 동양그룹의 충격을 줄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동양그룹의 자구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동양매직 매각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동양은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유동화를 통해 이달 들어서만 총 1569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동양증권과 동양생명 등 동양그룹 금융 계열사의 고객 이탈도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진정되고 있다.지난 26일 동양증권에서 빠져나간 투자자 자금은 5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날 1조원이 빠져나건 것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하지만 ‘동양 사태’를 야기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날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지 않는 이상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