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린이 잡아라” 증권가 채권상품 봇물

올해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 금액 11조5000억 넘어 신한·KB증권 올해 개인 채권 누적판매액 10조원 돌파

2023-09-04     이채원 기자
증권사들이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글로벌 긴축으로 인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채권 투자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수익률 연 4%대 특판과 월 배당 채권 상품을 내놓는 등 ‘채린이’를 잡기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일까지 장외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11조503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3조8000억원), 지난해(4조5675억원) 연간 순매수 규모보다 두 배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증시 부진이 계속되는 반면 채권금리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 올해 1월 17조2504억원이던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월 11조9000억원 수준으로 30% 가량 낮아졌다.  이에 증권사들의 리테일 채권 판매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리테일 채권 판매액이 10조원을 넘었다. 전년 동기보다 160% 늘어난 수치다. KB증권도 이 기간 리테일 채권 판매액이 전년 동기보다 64% 증가해 1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까지 올해 채권 판매액 16조원을 넘어섰다고 알려진다.  증권업계는 개인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채권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초 국내 증권사 최초로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을 판매했다. 삼성증권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판매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월 이자 지급식 AA등급 선순위채는 1400억원 어치가 완판됐다고 전해진다. 해당 채권은 1~3년 만기에 세전 3.7~4.4%의 수익률을 지급하며 1억원을 투자할 경우 매달 3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월지급식과 우량 장기채 등 채권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롯데캐피탈(AA-)’ ‘엠캐피탈(A-)’ ‘오케이캐피탈(A-)’ 등 800억원 규모의 월지급식 채권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에는 AA등급의 은행지주사 신종자본증권 등 우량 등급 장기채 공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KB증권도 지난달부터 2년 만기 월이자 지급식 하나은행 채권을 500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이달 5일 발행되는 해당 채권은 매월 5일에 이자를 받으며, 금리는 연 4% 수준으로 예상된다. 김성현 KB증권 채권상품부장은 “시기적으로 채권 투자의 적기인만큼 은퇴 생활자나 보유 자산의 운용이 필요한 개인 고객들에게 다양한 채권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키움증권은 이달 들어 매월 이자가 지급되는 ‘메리츠캐피탈217-1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채권은 매수수익률은 세전 연 4.48%이고 만기까지는 약 1년이 남아있다. 매월 이자가 지급되고 만기일에 원금과 1개월치 이자가 상환된다. 다음 이자지급일은 이달 26일이며 만기일은 2023년 8월 24일이다. 키움증권 리테일금융팀 구명훈 팀장은 “월급처럼 매월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 이번에 키움증권에서도 월이자지급식 채권을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채권 상품 라인업 강화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나타내고 있어 위험자산으로 가던 자금들이 안전자산으로 돌아오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며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채권투자가 개인투자자들까지 확산돼 당분간 채권 투자 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증권사들도 그에 맞춰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한 특판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