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반도체 지렛대로 미국 IRA 극복해야

2022-09-04     송영택 기자
송영택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대한 견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 시키려는 미국의 의도가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이른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칩4’ 결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이 최근에는 군사 무기에 사용될수 있는 반도체 중국 공급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에 따른 반발 차원에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의 정치서열 3위 하원 의장 낸시 펠로시가 대만을 방문했고, 이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원, 하원 의원들이 잇달아 대만을 방문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삼성전자와 대만 TSMC로 하여금 미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마무리 지은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한국의 전기차 판매에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는 전기차와 2차 전지(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나라로부터 구매하지 않으면 10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세계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을 견제하면서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려는 취지가 한국 기업들에겐 확실한 제약이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을 포함해 중국 CATL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LG SK 삼성 등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3사는 현재 핵심 소재를 중국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아이오닉5와 EV6, 제네시스 GV60을 앞세워 미국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8월 미국 판매량은 13만5526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7% 증가했다. 전기차 등이 판매를 견인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8월보다 79.3% 증가한 총 1만4903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하지만 IRA가 본격 시행되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 지금 같은 판매 실적 상승세를 이어 갈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윤석열 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앞서 삼성 SK 현대차 LG 등 한국 주요 대기업은 미국 현지에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의 공장을 증설하거나 새로 짓기로 했다. 관련 연구개발에도 막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또한 한국은 미국이 재편하려고 하는 글로벌 공급망 체계 중에 하나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주요 멤버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반도체 공급망 ‘칩4’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IRA는 통과됐다. 현실적으로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 때까지는 기존 정책에 공식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호소하는 것도 실제적 이익을 얻기 어렵다.  첨단산업의 핵심인 반도체를 지렛대로 하는 물밑 협상을 통해 IRA 시행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향후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하는 전략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언론도 섣부른 반미 선동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민간 기업, 언론 등 모두가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