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힌남노’ 강풍·폭우에 큰 피해 우려…尹대통령 "최고 단계 대응·선제적 조치" 지시
지자체 비상대응…야영장 통제하고 여객선 운항 중단
한라산 등 전국 국립공원 600여개 탐방로 전체 통제
2023-09-04 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매우 강’ 단계를 유지하며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역대급 세력이 예고되면서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힌남노에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예상 경로에 위치한 지방지자체들도 여객선 항로를 전면 통제하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휴일인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비 관련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틀 뒤인 6일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에 대비, 태풍 진로와 영향에 대해 보고받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말부터 실질적으로 태풍 대비 태세를 가동해왔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재난안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부터 실시간으로 전화 보고를 받으며 철저한 대비를 거듭 당부했다. 전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미리 가동하는 등 최고 단계의 대응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폭우 피해를 미처 복구하지 못한 취약계층, 취약지대의 재난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도록 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 부처 장관들과 기관장들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대통령실 소속 참모들도 배석하는 등 총동원령을 내렸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현재 광주와 전남(5일 정오~오후 6시 발효), 부산과 대구·울산·전북·경북·경남(5일 오후 6시~6일 0시 발효) 지역에 태풍 예비특보가 발표됐다. 제주 지역엔 앞서 전날 예비특보가 발표됐다. 현재 힌남노는 타이완 타이베이 동남쪽 약 3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1㎞로 매우 느리게 북상 중이다.
태풍은 5일 오전 3시 서귀포 남남서쪽 약 570㎞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3~6일)은 전국적으로 100~300mm고 제주 산지에 많은 곳은 600mm 이상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제주 지역과 지리산 부근에도 4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다.
또 5일밤부터 6일까지 제주·전남남해안·경남해안·울릉도·독도에 순간최대풍속이 40~60㎧인 '초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순간최대풍속 최고치 기록은 2006년 10월 23일 강원 속초시에서 측정된 63.7㎧이다. 2위는 2003년 태풍 매미가 닥쳤을 때 60㎧(제주·고산)이다.
이처럼 힌남노가 ‘역대급 영향’을 줄 것으로 예고되면서 예상 경로에 위치한 지역들도 대비에 나서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7개 탐방로는 지난 2일부터 전면 통제 중이고,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전국 국립공원 600여개 탐방로 전체가 통제될 예정이다. 지리산과 설악산 등 야영장과 대피소 60곳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이용이 제한된다.
여객선은 고흥녹동~거문, 목포팽목~죽도, 완도땅끝~산양 등 31개항로 46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와 전남 등 지방자치단체는 선박 1만6000척에 대해 대피, 결박, 인양 등 안전 조치를 했다.
오는 5일 힌남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의 경우 경찰이 교통 ‘을호’ 비상령을 내릴 계획이다. 인력을 확충해 부산지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교통경찰은 비상근무 체계에 따라 증원된다. 침수가 잦은 지하차도와 하부도로에는 순찰을 강화하고 침수가 우려될 경우 선제적으로 통행을 통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