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에 개미 줍줍… 하반기 반등할까
5일 삼성전자 0.7% 내린 5만7100원 마감
“부정적 변수에 반도체업 하반기 저점 보일 것”
2023-09-05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지난 6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대 후반에서 6만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에 저점이라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1조6000억원 이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0.7%(400원) 내린 5만71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초 6만원대로 접어든 후 보합권에 머물렀다. 6월 17일 5만9800원으로 내리며 5만원대에 접어들었고 7월 28일 6만1900원까지 올랐다. 8월 들어 주가는 다시 6만원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가 6만원대를 회복한 지난 7월 1163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지난 한 달여(8월 1일부터 9월 2일)간 삼성전자 주식을 1조6173억원어치 사들였다. 8월에 주가가 다시 5만원대로 떨어지자 저점으로 판단해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약화에 실적 부진을 예고하자 업황 우려가 부각됐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해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엔비디아는 2022 회계연도 매출액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과 홍콩에서 나올 정도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큰 편에 속한다.
이에 증권사에서는 반도체를 둘러싼 부정적인 변수들이 부각돼 하반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이 저점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무부가 AI용 GPU인 엔비디아의 A100(암페어), H100(호퍼)과 AMD 의 MI250 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 수출을 제한했다”며 “중국 AI 용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95%에 달해, 중국의 AI 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8월 반도체 수출은 107.8 억달러로 전년대비 7.8% 감소했는데 반도체 수출은 16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했지만 2020년 6월 이후 26개월 만에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됐다”며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반도체 업황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IT 내구재 수요 둔화와 재고조정도 겹쳐 경기 민감 섹터인 반도체를 둘러싼 부정적인 변수들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7월에도 전월에 비해 3% 감소한 94백만대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물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8월에 갤럭시 Z4 , 9월에 아이폰 14 출시를 감안할 때 스마트폰 수요는 7월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이지만 4월부터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노트북 출하량은 7,8월 모두 출하량이 부진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올해 하반기에 서버 디램, 모바일 디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내년 초에 재고 축적을 하는 데에 있어서 가격 저항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한 3분기 확정 실적이 발표되는 10월 말까지 이익 전망치 하향으로 인해 반도체 산업 주가의 기간 조정이 필요하지만 내년 상반기 수급 개선과 저점 매력을 감안할 때 하단에서의 관심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