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족 대명절 추석엔 “Bee careful”

2022-09-06     완도소방서 119구조대 소방교 김세곤
김세곤
[매일일보] 강력했던 태풍 힌남노가 사그라들고 추석이 이틀 뒤로 다가온 지금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져 벌집 제거 신고가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전국적으로 1만 5천743건의 벌 쏘임 사고가 발생해 7~9월 발생 건수만 1만 2천100건으로 전체의 76.8%를 차지했다. 전남지역 벌 쏘임 이송 건수 역시 8월 현재 69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2건)보다 57.4% 증가했으며 올 7월에서 8월까지 이송 건수 또한 580건으로 지난해(357건)보다 62.4% 늘었다. 이러한 벌 쏘임 사고가 왜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일까? 벌 쏘임 사고가 여름철에 자주 생기는 이유는 이때가 벌의 산란기이기 때문이다. 벌의 개체수가 많아질 뿐만 아니라 사람의 작은 행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이다. 또한 휴가철을 맞은 많은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개시함에 따라 벌 쏘임 사고는 더욱 많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9월 민족 대명절 추석이 있는 달이어서 벌초나 농업물 수확을 위해 산이나 논 밭에 야외 활동이 늘어나 사고가 더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벌 쏘임 사고를 줄이려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까? 먼저 성묘·벌초 시 벌에 쏘이지 않게 예방하는 방법은 벌을 자극하는 냄새(향수, 화장품 등)를 줄여야 한다. 옷은 밝은 색 계통을 입고 팔이나 다리의 노출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색깔과 관련된 말벌 공격성향 실험결과에 따르면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공격성향이 강해진다. 이는 말벌의 천적인 곰이나 오소리 등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인 이유로 추정되는데 검은색 옷을 입는 순간 우리는 말벌의 천적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성묘·벌초 시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장수말벌은 약한 진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무덤 주변의 기둥이나 나무를 흔들거나 발로 바닥을 세게 디디는 것 역시 위험하다. 이런 행동들은 말벌의 보금자리를 위협하는 것이며 말벌들은 당연히 집을 지키기 위해 전력으로 싸우려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벌집을 건드렸거나 벌 쏘임 사고의 당사자가 되었을 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실수로 말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놀라서 땅에 엎드리거나 팔을 휘저으며 허둥대지 말고 머리를 감싼 후 벌집에서 20m이상 벗어나야 한다. 최대한 빠르게 그 자리에서 멀어지는 게 가장 안전하다. 집에서 멀어질수록 대부분의 말벌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벌에 쏘여 벌침이 남아있을 땐 손이나 핀셋으로 무리하게 벌침을 뽑지 말고 신용카드 모서리로 가볍게 긁어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쏘인 부위의 감염 방지를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하여 얼음주머니 등으로 냉찜질하면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메스꺼움, 구토, 어지러움, 전신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환자를 편안하게 눕히고 119에 신고해 1시간 이내로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조상을 기리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 앞서 말한 벌 쏘임 사고 예방법과 대처법을 숙지하자. 작은 실천으로 가족들과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Bee Care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