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플레가 가져온 ‘대전환’…소비재 기업 생존법 계산 ‘치열’
유통‧식품업계, 초저가 전쟁부터 가격 줄인상 까지
“위기를 기회로”…렌털‧제약업계, 차별화 전략 눈길
2022-09-06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소비재 기업이 생존법 재정비에 나섰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가 촉발시킨 물류난, 작황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주요 원부자재 수급난 등에 이어 인플레이션까지 각종 악재에 직면했다. 특히 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소비재 기업들은 고물가의 파고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고물가를 의식한 ‘초저가 마케팅’과 저돌적인 ‘판매가격 상향 조정’이라는 양분된 전략을 꾀하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는 ‘반값 치킨’을 시작으로 피자, 탕수육 등 저가 PB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편의점도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짠테크족’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식품업계는 원가인상 압박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올해에만 벌써 두 번 이상 조정을 단행한 곳도 여럿이다. 농심, hy, 대상, 하림 등을 비롯해, 서브웨이‧버거킹‧롯데리아 등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도 잇따라 인상안을 내놓고 있다.
렌털업계는 현 상황을 전화위복 삼아, 시장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할부와 서비스가 융합된 특성상,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단 판단에서다.
국내 가전 시장은 지난해부터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설상가상 물가상승으로 백색가전은 줄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생활가전을 주요 품목으로 다루는 렌털 기업들이 반사익을 누릴 여건이 형성됐단 평이다.
렌털업체들은 이용 요금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하고, 저가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가전업계와 차별화를 이루며 대목 잡기에 나섰다.
제약업계도 원자재값 인상에 시름하긴 마찬가지다. 소비자 필수 약재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 부담 가중된 상황 속, 가격 동결 의지를 표명한 제약사는 긍정적 여론을 형성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펜데믹 대비 하향세를 맞이할 향후 시장 상황을 의식한 마케팅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동화약품, 삼일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은 감기약의 기존 소비자가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기업들이 품귀 현상이 일어난 감기약 판매가를 올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것과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