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금리인상에도 예대차공시 ‘발목’
금융당국 눈치보기…이자장사 지적에 조정 불가피
2023-09-06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금융주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자장사’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은행들이 마진을 덜어내고 있어서다. 장기적인 수익 성장에 발목 잡힌 격이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비교하는 예대금리차는 은행들의 수익을 줄 세우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별로 마진룸은 다르지만 전체 평균치를 보고 높은 곳은 애초에 찾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간 은행권은 기준금리가 급격히 올랐음에도 대출금리 인상은 최소로 억제하고 예금금리는 최대한 올렸다는 입장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 마감 기준 은행업종별 시세는 전일 대비 0.15% 내렸다. 등락 현황을 살펴보면 전일 대비 상승한 곳은 기업은행(0.11%), KB금융(0.10%)고 카카오뱅크는 보합, 나머지 8곳은 하락했다.
금융지주 주가는 좀처럼 탄력받지 못하고 있다. 예대차공시 등으로 수익 개선에만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대출평균(가계+기업) 예대금리차는 1.21%다. 대출평균 예대금리차는 농협은행 1.36%, 우리은행 1.29%, 국민은행 1.18%, 신한은행 1.14%, 하나은행 1.10% 순이었다.
이에 은행들은 일제히 마진룸을 줄였다. 신한은행은 최근 대출이자를 낮춘지 열흘 만에 또 대출이자를 낮췄다. 전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내렸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5일 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p 낮췄다. 다음 날인 26일에는 NH농협은행이 새희망홀씨대출과 청년전월세대출 금리를 각각 0.5%p, 0.3%p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도 같은 날 전월세보증금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41%p, 0.28%p포인트 내렸다.
대출 금리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예금 금리는 더 올리고 있다. 지난달 하나은행은 ‘하나의정기예금’ 금리를 연 3.40%로 최대 0.15%p 인상했다. 같은 달 케이뱅크도 ‘챌린지박스’의 금리를 최대 0.8%p 올렸다.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 최고 금리(가입기간 1년 기준)는 연 2.90%에서 연 3.70%로,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최고 금리는 연 3.20%에서 연 3.90%로 인상됐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대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준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은 최고 연 3.60%,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금리는 최고 연 3.53%,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최고 연 3.50%,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최고 연 3.45%다. 업계에서는 향후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 상품이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