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계 총수들, 해외 총출동…부산엑스포 지원 사격도

이재용, 英 차기 총리와 만남 조율…美·중미 생산거점 점검 최태원, 기시다 日총리 만날듯…2025 개최지 오사카 방문 정의선, 조코위 인니 대통령에 지지호소… 美·유럽 방문도 구광모, 폴란드 LG전자·엔솔 공장 방문…엑스포 유치활동도 신동빈, 베트남 이어 日서 유치 지원… 일본통 역할 기대

2022-09-07     김아라 기자
사진=각사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 등 국내 대표 그룹 총수들이 해외로 총출동한다. 총수들은 특히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거점 사업장들을 잇따라 점검하고 하반기와 내년 사업 구상에 나선다. 해외 출장 기간 틈틈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을 점검하는 동시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주요국 고위 관계자들과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다만 오는 15일까지는 추석 연휴로 재판 일정이 없어 해외로 출국할 여유가 생겼다.

재계 안팎에선 영국을 포함한 유럽과 미국이 유력 방문지로 거론된다. 대통령 특사로 낙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가장 먼저 영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5일 총리로 취임한 뒤 면담을 갖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처럼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만큼 이 부회장은 영국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 외에도 유럽 곳곳의 사업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에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 반도체 설계자산(IP)기업 ARM의 본사가 있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선두기업으로 자리잡는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어, ARM을 인수하면 목표 달성이 용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ARM은 컴퓨터의 CPU와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AP칩 설계의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AP 시장 점유율 90%에 달한다.

이후 유엔 총회에 맞춰 미국으로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엑스포 유치 활동을 비롯해 미국이 주도하는 ‘칩4동맹’ 관련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고,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제2공장 착공식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이후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 그는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 겸 유치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기구 총회에 참석하면서 해외 유치 활동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만남을 조율하고 있으며, 2025년 엑스포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 지역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다른 총수들도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해외 순방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직접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지지를 요청한 데 이어 조만간 유럽과 미국을 방문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3일부터 2주간은 미국에 머무르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책을 모색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이달 중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 공장이 있는 폴란드를 찾아 배터리 사업 등을 점검하고 부산엑스포 유치전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들을 부산엑스포 특사로 임명하는 안을 검토 중인 만큼, 구 회장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폴란드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베트남을 방문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베트남에 이어 일본을 찾아 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