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 농촌진흥청장,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상황 및 복구 대책 논의
논 침수‧벼 쓰러짐 피해 현장 방문… 병해 예방 방제 추진 당부
2023-09-07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7일 전북 완주군 이서면 벼 재배 농가와 김제시 진봉면 쌀가루용 벼 품종(‘바로미2’) 민간 채종포 단지를 각각 찾아,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상황을 살피고, 복구 대책을 논의했다.
조 청장은 현장에 참석한 농촌진흥기관 관계관들에게 농작물 손실 최소화로 농가 피해를 덜 수 있도록 관리대책을 전파하고, 현장 기술지원을 서둘러 줄 것을 강조했다.
또한 벼 종(種)마다 이삭이 여문 상태가 다른 점을 감안하고, 수확을 앞둔 벼가 물에 잠기거나 쓰러지는 등 피해 정도에 따라 맞춤형 복구 대책을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벼 쓰러짐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병충해 발생 예방과 대규모 병 확산 차단을 위해 현장을 면밀하게 살피고, 적극적으로 방제 지도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조재호 청장은 “태풍 피해로 시름이 큰 농업인들의 영농 재개를 위해 각 지역 농촌진흥기관 협력해 기술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이번 태풍의 직‧간접 영향으로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물별 관리방안을 제시했다.
현재까지(9.6. 20시 기준) 경북, 경남, 전북,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작물 재배지가 물에 잠기는 피해(침수)와 작물 쓰러짐(도복), 과수 열매 떨어짐(낙과), 비닐온실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벼의 경우, 물에 잠긴 논은 물꼬를 트거나 양수기 등을 이용해서 서둘러 물을 빼고, 병해충 예방을 위한 방제 준비를 해야 한다. 침수는 없으나 수확시기에 다다른 벼가 쓰러졌을 경우, 논에 물을 뺀 뒤 이른 수확을 하도록 한다.
단 아직 알이 여물지 않은 벼는 논에 물을 뺀 뒤 벼가 쓰러진 반대 방향으로 넘겨주는 작업을 해야, 볍씨에서 싹이 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식물체에 통풍이 원활해진다.
특히 앞으로 수확 전까지 비가 자주 내리거나 기온이 떨어진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 이삭도열병, 깨씨무늬병, 흰잎마름병, 세균벼알마름병 등의 벼 병해 확산이 우려되고 벼멸구, 혹명나방 등 해충 발생 가능성도 있으므로 발생 상황을 눈여겨보고 증상이 확인되면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등록된 약제로 방제한다.
또한 8월 하순부터 9월 초까지 파종 또는 모종을 심은 가을무‧가을배추의 어린 식물체는 잎 표면에 묻은 흙과 오물 등을 씻어주고, 병든 잎이나 식물체는 제거한다.
겉흙이 씻겨 내려간 포기는 흙을 보완해주고, 생육이 좋지 않은 곳은 요소 0.2%액(요소40g/물20ℓ)을 잎에 뿌려준다. 강한 바람으로 인해 생긴 상처를 통해 병원균이 감염될 수 있으므로 살균제를 뿌려준다.
콩의 경우에는 침수된 콩 재배지의 물을 신속히 빼고, 고압 분사 호스나 분무기 등을 활용해 잎에 묻은 흙 앙금을 바로 제거해준다.
침수 후 재배지 토양에 습기가 많은 상태가 지속되고 토양산소가 부족해지면 생육이 부진해지므로 요소 0.5~1.0%액(요소 10~20g/물20ℓ)을 잎에 준다.
쓰러진 콩은 일으켜 세운 뒤, 뿌리나 밑줄기에 흙을 두둑이 덮어주는 북주기(배토)를 해 뿌리 활력을 촉진한다. 이후 콩 재배지에 과습 상태가 지속되면 검은뿌리썩음병 등 병 발생이 우려되므로 살균제를 뿌려 방제한다.
파종을 마친 가을감자 재배지에 물이 들어왔으면 서둘러 물빼기 작업을 한다. 바람에 지상부의 줄기가 부러졌거나 잎에 상처가 생긴 부위로 세균이 침입할 수 있으므로 항생제를 살포하면 썩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심은 감자가 땅 위로 싹이 나오지 않은 경우, 씨감자가 썩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대체 작물을 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수확한 고추는 열풍건조기를 활용해 신속히 말려야 건조 중 부패를 막을 수 있다. 물이 빠진 고추밭은 탄저병, 세균성점무늬병, 담배나방 등 병해충 발생 우려가 있으므로 긴급 방제한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심한 고추 재배지는 겨울배추 등 대체 작물을 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찢어진 과수는 깨끗하게 잘라낸 뒤 절단 부위에 적용약제를 발라준다. 쓰러진 나무는 토양이 젖어있는 상태에서 뿌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세우고, 보조 지주를 설치해 나무가 넘어지지 않도록 묶어준다.
과수원에 유입된 흙과 떨어진 열매를 즉시 정리해 과원 내 청결을 유지하도록 하고, 과일과 잎에 묻은 흙 앙금은 마르기 전에 물을 뿌려 신속히 씻어준다.
태풍 이후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 각 과수의 열매에 병해충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미리 방제해 2차 피해를 막고, 나무 자람새를 좋게 하기 위해 0.2%액(요소1kg/ 물500ℓ)을 잎에 뿌려준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각 지역 농촌진흥기관과 협력해 오는 16일까지 태풍 피해지역 현장점검과 작물별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제 및 기술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며, 아울러 태풍 피해 지역의 복구와 영농 재개를 위한 일손 돕기 등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노형일 과장은 “최근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 가운데 ‘가을 태풍’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수확을 마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수확시기 전까지 비와 바람 등으로 인한 농작물 손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작물 생육 상태를 보며 미리 수확하거나 수확한 작물의 보관‧관리를 철저히 해 기상재해로 인한 농작물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